[인터풋볼] 임재원 기자=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포지션 변경이 또 성공을 거뒀다.

맨체스터 시티는 1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EPL 5연승 행진을 달린 맨시티는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킥 오프부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맨시티가 일방적으로 에버턴을 압도한 경기였다. 중원에서 다비드 실바와 케빈 데 브라위너가 중원을 완전히 장악했고, 최전방에 위치한 스리톱은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수비진을 공략했다.

득점도 쉽게 나왔다. 전반 4분 라포르테가 왼쪽 측면에서 실바에게 패스를 내줬고, 실바는 곧바로 반대쪽으로 공을 넘겼다. 이어 대기하고 있던 사네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어 제수스와 스털링이 연속골을 넣으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날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라포르테였다. 라포르테는 지난 1월 이적 시장을 통해 아틀레틱 빌바오에서 맨시티로 넘어왔다. 빌드업 능력이 뛰어난 중앙 수비수로 정평이 나있는 선수다. 출전 자체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포지션이었다. 이날 라포르테는 중앙 수비수가 아닌 왼쪽 풀백 자리에 위치했다. 이미 진첸코와 다닐루라는 자원이 있음에도 과르디올라 감독은 또 다른 실험을 시도한 것이다. 이미 델프, 진첸코의 풀백 변신으로 성공을 거둔 과르디올라 감독이었기 때문에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라포르테는 기대 이상이었다. 과감하게 공격에 가담하면서 맨시티의 공격을 도왔다. 특히 전방으로 넣어주는 패스의 질이 굉장히 뛰어났고, 크로스의 궤적 또한 인상적이었다. 기존 풀백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활약이었다.

수비 역시 크게 흠 잡을 곳이 없었다. 이날 월컷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라포르테는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월컷이 라포르테를 막기 위해 공격적인 모습을 거의 선보이지 못했다. 콜먼 역시 제대로된 오버래핑을 시도하지 못했다.

과거부터 과르디올라 감독은 포지션 변경을 즐겨하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바르셀로나 시절에는 오른쪽 윙으로 뛰던 메시를 중앙으로 옮기기도 했고, 아비달을 중앙 수비수로 기용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필립 람의 중앙 미드필더 기용, 다비드 알라바의 중앙 수비수 변경 등 성공적인 사례가 많았다.

포지션 변화의 성공으로 부상 공백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 본래 주전 풀백인 벤자민 멘디가 장기 부상을 당했고, 그 대체자인 파비안 델프마저 빠졌지만 맨시티의 전력은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략적 기용은 일말의 위기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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