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대구] 신명기 기자= “진짜 잘 막긴 하네요.”

강원FC의 공격수 정조국도 대구FC전을 마친 뒤 조현우의 활약에 혀를 내둘렀다. 중요한 흐름마다 나온 찬스에서 조현우의 선방에 강원이 추격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대구보다 많은 찬스를 만들고도 1골만 넣었던 것은 절정에 오른 조현우의 선방 능력 때문이었다.

강원이 4위 싸움의 중대 기로에서 대구를 만났다. 강호인 전북현대, FC서울, 수원삼성을 상대로 2무 1패를 거두면서 4위권을 지키는 데 안심하지 못했다. 승점 2점 차의 6위 대구를 상대로 무승 흐름을 끊고자 했다.

하지만 초반부터 대구의 득점포가 불을 뿜었다. 전반 9분 세징야의 골을 시작으로 전반 17분 김대원, 전반 28분 세징야의 두 번째 골까지 나오면서 일찌감치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강원은 간간이 기회를 잡았지만 조현우의 선방과 부정확한 슈팅으로 기회를 잃었다.

수적 우위를 가지고 시작한 후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0명의 대구는 뒤로 물러선 전형을 보였고 강원은 파상공세로 끊임없이 몰아붙였다. 정조국을 중심으로 조재완, 김지현 등이 대구 수비를 흔들었다.

최근 들어 절정의 선방 능력을 보여준 조현우의 활약이 빛났다. 조현우는 특유의 반사신경과 판단력으로 강원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후반 33분에야 골대의 도움을 받은 이현식이 만회골을 넣었고 이것이 강원의 마지막 골이었다. 2골 1도움을 기록한 세징야도 빛났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나온 조현우의 선방이 대구에 승점 3점을 안겼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경기 후 기록이 이 점을 뒷받침한다. 대구는 슈팅 7개 중 골대 안으로 5번을 보냈고 이중 3골을 얻어냈다. 반면 강원은 무려 23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유효슈팅만 14개였다. 하지만 1골 만을 넣었다. 13개의 슈팅을 막아낸 것을 비롯해 조현우의 방어능력이 빛나는 대목이었다.

이러한 점을 의식한 듯 조현우를 향한 찬사가 곳곳에서 나왔다. ‘패장’이 된 강원의 김병수 감독은 “조현우가 골키퍼의 품격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꾸준히 찬스를 만들었지만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이 흐름을 바꿨다”고 평했다.

대구의 안드레 감독 역시 “왜 나라를 대표하는 골키퍼인지 알 수 있었다. 분명 축구에서는 실수할 수밖에 없는데 그럴 때마다 든든하게 버텨줘서 실점 위기에서도 막아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조현우의 선방으로) 팀이 버티다보니 상대의 심리가 흔들릴 수밖에 없었고 우리 입장에서는 더욱 자신을 가지고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면서 만족감을 표했다.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정조국도 마찬가지였다. 정조국도 3개의 슈팅(유효슈팅2)을 시도했지만 끝내 골을 못넣었던 상황. 정조국은 조현우에 대한 질문에 “진짜 잘 막는다”는 짤막한 말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팀 내부에서는 조현우의 프로의식에 대한 찬사도 나온다. 조현우는 독일 분데스리가 등 유럽 진출을 모색했지만 사실상 이적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심적인 어려움이 있을 법도 하지만 조현우의 경기력에는 흔들림이 없다. “그래도 조현우는 프로의식이 뛰어나니까”라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나온 이유다.

조현우도 거취 문제와 경기 준비를 별개로 생각하는 듯 했다. 그는 “굉장히 아쉽다”면서도 “할 수 있는 것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다”는 말로 팀 핵심선수로서 책임감을 강조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대표팀 명단 발표에 대한 질문에도 “제가 항상 대표팀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뽑힌다면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나 역시 뽑히면 좋은 모습으로 많은 분들에게 보답하겠다”는 의젓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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