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명기 기자= “그동안 어릴 때는 경기력에 신경을 쓰다보면 나중에 잘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크고 보니 결정력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경기력보다 득점 부분에 많이 신경을 쓰게 됐다.”

소속팀인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주가를 한껏 높이고 있는 황희찬(23)이 폭발적인 활약을 펼친 원동력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전날 손흥민이 귀띔을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황희찬은 경험을 통해 한정된 힘을 경기장에서 배분하는 판단력을 길렀던 것이 대활약의 원동력이라고 진단했다. 속도, 저돌성에서만큼은 인정을 받을 만큼 하드웨어가 뛰어났던 황희찬이 조절 능력까지 습득하며 급성장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었다.

누가 뭐라 해도 이번 A대표팀을 통틀어 가장 뜨거운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는 황희찬이다. 지난 시즌 아쉬움을 남겼던 함부르크 임대를 뒤로 하고 소속팀으로 임대 복귀한 뒤 물 오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황희찬은 시즌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7골 10도움으로 이른 시간에 공격 포인트 20개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8경기에서 5골 6도움을 기록한 황희찬에 대해 리그 수준이 떨어지는 곳에서 보인 활약이라는 평가절하도 있었다. 하지만 황희찬은 챔피언스리그 데뷔전 데뷔골을 포함해 ‘유럽 챔피언’ 리버풀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는 등 큰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면서 이러한 평가를 잠재웠다.

공격 포인트로만 보면 총 7골 10도움으로 시즌 초지만 자신의 커리어 최다 공격 포인트 기록에 근접했다. 지난 시즌 함부르크에서 주춤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 정도로 황희찬이 폭발할 것이라는 예측은 하기 힘들었다.

황희찬이 폭발한 원동력에 대해 ‘주장’인 손흥민이 소집 첫 날인 7일 입을 열었다. 손흥민은 “이미 좋은 능력을 갖춘 선수다. 그동안 희찬이에게 많은 얘기를 해줬다. 조금 힘을 아껴두면 더 위협적일 거라고 말해줬었다. 예전에는 중앙에서 힘을 더 쓰다 보니 정작 힘을 써야 할 때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그런 부분이 좋아진 것 같다”면서 힘을 배분해서 쓰는 능력에서 차이를 보였다는 진단을 내렸다.

황희찬도 8일 인터뷰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그동안 골보다 경기력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청소년 대표팀에서부터 형들과 맞붙다보니 내가 어리니까 경기력에 신경을 쓰다보면 나중에는 잘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면서 비슷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황희찬은 “(손흥민으로부터)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 부분을 생각하면서 운동을 했다. (손)흥민이 형이 그런 이야기를 한지 오래됐다. 요즘 형이 이야기 한 부분이 맞아떨어져서 형에게 고마움을 많이 느낀다. 앞으로도 더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이면서 그러한 조언이 도움이 됐음을 인정했다.

황희찬이 노하우를 깨달은 원동력 중 또 다른 하나는 소속팀, 대표팀에서 쌓은 여러 경험이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마지막에 힘을 폭발시켜야 하는 공격수 포지션에서 힘 배분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황희찬은 “크고 보니 결정력도 공격수로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두 가지를 동시에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그래서 예전보다) 경기력보다 득점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두 가지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서 기뻤다”라면서 “골로서 보여드리고 싶다”는 남다른 각오를 보였다.

사진= 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레드불 잘츠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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