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방콕(태국)] 이현호 기자=도쿄올림픽 출전을 염원하는 이동경(22, 울산현대)의 ‘동경’은 도쿄(동경, 일본 수도)와 뜻이 달랐다.

이동경은 19일 오후 7시 15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8강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경기 종료 직전에 극적인 결승골을 넣었다. 이동경의 프리킥 골에 힘입은 한국은 호주와의 4강전을 앞두고 있다.

이번 대회는 2020 도쿄올림픽 최종 예선을 겸하는 대회다. 최종 3위 안에 진입하는 팀은 올해 7월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는 하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1988 서울올림픽부터 8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은 세계 최초 9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따라서 이번 8강전 요르단전이 대단히 중요했다. 동점골 허용과 동시에 주도권을 내준 한국은 이동경 덕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또한 남은 4강전에서 승리하면 최소 준우승을 확보해 올림픽 티켓을 얻는다. 만약 4강전에서 패하더라도 3-4위전에서 승리하면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4강 진출을 이끈 이동경은 요르단전을 마치고 “연장전에 가면 경기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아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프로 데뷔 후 이렇게 극적인 골은 처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선제골을 넣은 후 점수 차를 더 벌려서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 앞으로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이동경의 프리킥 골은 훈련의 결과였다. 이동경, 김진규, 김대원 등이 주로 프리킥 훈련에 임했다. 이동경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제가 프리킥 훈련을 좀 해서 직접 차겠다고 먼저 말했다. 자신 있게 찼기 때문에 골이 들어간 것 같다”고 돌아봤다.

도쿄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이동경의 별명은 공교롭게도 ‘도쿄 리’다. 팬들도, 소속팀 동료들도 이동경을 도쿄 리로 부르곤 한다. 일본 도시 도쿄(東京)의 한자어 발음과 이동경의 이름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동경은 “동녘동(東)에 빛날경(炅)을 쓴다”며 뜻에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인터뷰에 응하던 이동경은 두 손으로 축구공 하나를 들고 있었다. 이번 대회 공식 공인구이자 이날의 매치볼이었다. 이동경은 “김은중 코치님이 챙겨주셨다”고 말했고, 대표팀 관계자는 “AFC에서 경기 끝날 때마다 양 팀에 하나씩 준다”고 덧붙였다. 즉 기념품과 비슷한 의미로 해석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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