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2번째 시위를 계획 중이다.

영국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7일(이하 한국시간) “맨유 팬들은 다음 주 14일에 열리는 리버풀과의 경기를 앞두고 2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일 맨유와 리버풀의 노스웨스트 더비를 앞두고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일부 맨유 팬들이 올드 트래포드에 난입해 내부 시설을 파괴하고, 구단 관계자들에게 상해를 입혔다. 맨유 선수들이 묶고 있던 호텔 앞까지 점령하면서 맨유와 리버풀의 경기는 취소됐다.

맨유 팬들이 이렇게 격한 시위를 일으킨 이유는 맨유 구단주인 글레이저 일가를 향한 분노 때문이다. 글레이저 일가가 구단을 인수하기 전까지 맨유는 부채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글레이저 가문이 이끌면서 맨유는 빚더미에 앉았다. 이들은 구단의 배당금만 받아갈 뿐 구단에 전혀 투자를 하지 않았다. 팬들의 분노에 불을 지핀 건 소통 없이 진행된 유럽슈퍼리그 참가였다.

조엘 글레이저 구단주가 사과문을 발표하긴 했지만 오랫동안 쌓여온 맨유 팬들의 분노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하지만 방식이 잘못되도 너무 잘못됐다. 코로나19 시국에 만 명이 넘는 팬들이 모인 것도 모자라 구장과 선수들의 안전을 위협했다. 일부 팬들은 경찰에 잡혀 조사까지 받았을 정도

이를 두고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 또한 “팬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며, 항의하는 건 모든 이들의 권리다. 그렇다고 해도 올바른 방식이어야 한다. 팬들이 경기장에 침입해 경찰관이 부상을 당하고 목숨을 위협받는 건 선을 넘은 방식”이라며 시위 방식을 비판했다.

하지만 맨유 팬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가 접촉한 맨유 팬 단체는 “모든 맨유 팬들은 하나로 뭉쳤을 때 가질 수 있는 힘을 보았을 것이다. 지난 번 시위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프리미어리그와 글레이저 일가는 리버풀과의 경기가 또다시 위협을 받을까 걱정한다. 그걸 확인하는 게 우리의 책임이다. 이번에는 올드 트래포드에 1만 명 이상이 모여야 한다. 네 몫을 다하고,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지 마라”며 팬들의 시위를 독려했다.

경기 전후로 경기장 앞에 모여 시위를 하는 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경기장을 파괴하고, 경찰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면 맨유 팬들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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