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보고도 믿기 힘든 자책골이 등장했다.

슬로바키아는 24일 오전 1시(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데 라 카르투하에서 열린 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E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스페인에 0-5로 대패했다. 이번 패배로 조 3위가 된 슬로바키아는 골득실 기록이 -5가 되면서 대회를 마감했다. 

스페인이 대승을 차지한 경기였지만 이번 경기에서 가장 화제가 된 선수는 스페인에 있지 않았다. 주인공은 슬로바키아의 골키퍼 마르틴 두브라브카였다. 전반 초반까지 슬로바키아의 영웅은 두브라브카였다. 슬로바키아는 전반 11분 만에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키커로 알바로 모라타가 나섰는데 두브라브카가 완벽한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두브라브카는 단번에 패배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전반 30분 파블로 사라비아의 슈팅이 골대에 맞고 높이 치솟았다. 이때 두브라브카는 공을 골대 위쪽으로 쳐내려고 했는데, 제대로 펀칭해내지 못하면서 그대로 자책골을 기록했다.

마치 프로농구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엘리웁 덩크처럼 공을 찍어버린 모양새가 됐다. 두브라브카 주변에는 스페인 공격수들의 심한 견제도 없었고, 주변에서 동료들이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었다는 걸 감안하면 절대로 나와서는 안될 실수였다.

사실 두브라브카는 프리미어리그(EPL)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동물적인 반사신경이 장점인 선수로 2018-19시즌부터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2020-21시즌에는 주전에서 다소 밀린 모양새였으나 선방 능력만큼은 여전했다. 하지만 유로라는 큰 무대에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골키퍼가 흔들리자 당연히 수비진도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두브라브카는 2번째 실점 상황에서도 다소 아쉬운 판단을 보였다. 공을 따라서 제라르드 모레노한테 접근했지만 확실히 처리하지 못해 크로스를 허용했고, 아이메릭 라포르테한테 실점했다.

전반전에 이미 전의를 상실한 슬로바키아는 후반에 연속 3실점을 내주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이번 대회는 조 3위라고 해도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남아있게 된다. 6개 조의 3위 팀의 성적을 비교해 4개 나라가 16강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슬로바키아는 이번 경기에서 대량 실점하면서 골득실이 -5가 됐고, 다른 조 3위 팀들보다 낮은 기록을 보이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해 대회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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