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전주] 김대식 기자 = 현대가 게임이 정말 재밌게 전개됐다.

울산은 17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에서 전북현대에 3-2 승리를 거뒀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한 울산은 포항스틸러스와 ACL 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번 시즌 현대가 더비는 3번 치러졌는데, 울산이 4-2로 승리를 거뒀던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0-0으로 끝나면서 소문난 잔치집에 먹을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K리그에서 가장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줘야 할 두 팀이 너무 소극적으로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존재했다.

이번 경기도 단판으로 결정되는 토너먼트였기에 양 팀 모두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초반부터 이른바 ‘꿀잼 경기’가 전개됐다. 현대가 게임의 초반은 두 팀의 돌격대장들이 맡았다. 전반 13분 바코가 페널티박스 앞에서 전북 수비수 3명을 완벽히 녹여내면서 원더골을 작렬했다.

이후 울산이 분위기를 가져가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전북의 돌격대장 한교원이 등장했다. 전반 39분 김보경의 침투 패스가 한교원에게 완벽히 연결됐고, 한교원의 슈팅이 울산의 골망을 갈랐다. 양 팀은 서로 공격 템포를 늦추지 않으면서 계속해서 공격 일변도의 자세를 취했다.

이대로 끝날 것 같았던 전반전이었지만 바코가 다시 한번 판을 뒤집었다. 바코가 전북 수비수들을 끌어낸 뒤에 윤빛가람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줬고, 윤빛가람의 슈팅이 막혔지만 세컨드볼로 윤일록이 득점을 터트리면서 울산이 다시 승기를 잡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잠잠하던 쿠니모토가 나섰다. 전북의 긴 스로인 패스가 쿠니모토 발 앞에 떨어지자 전북 레전드 이동국이 떠오르는 발리 슈팅으로 조현우를 뚫어냈다. 2-2까지 흘러가면서 추가 실점이 나오면 경기를 그르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양 팀 감독들도 물러서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원두재를 빼고 이동경, 김상식 감독은 쿠니모토 대신 송민규를 투입하면서 공격의 고삐를 멈추지 않았다. 전북이 김보경과 한교원을 통해서 울산을 위협하면 울산은 윤빛가람의 슈팅이 골대를 때리며 전북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2-2의 치열한 승부 속에 오랜만에 경기장을 찾은 6869명의 팬들은 갑자기 찾아온 한파주의보 속에서도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하지만 정규 시간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선수들이 연장전 들어 다소 지친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동경이 승부의 판도를 바꿔놨다. 연장 전반 11분 이동경이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전북의 골망을 갈랐다. 팽팽했던 현대가 게임은 결국 울산이 웃으면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아직 하나의 게임이 더 남아있다. 현대가 게임만큼 재밌을 예정일 동해안 게임이 오는 20일 전주에서 다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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