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울산] 오종헌 기자 =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울산 현대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그 중심에는 이청용이 있었다. 

울산 현대는 5일 오후 3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8라운드(최종전)에서 대구FC에 2-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승리에도 불구하고 울산은 리그 2위(승점74)에 그치며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울산 입장에서 사활을 걸어야 하는 경기였다. 올 시즌 K리그의 우승팀은 마지막 경기에서 결정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리한 쪽은 전북 현대였다. 전북은 울산에 승점 2점 차로 앞서 있었기 때문에 제주 유나이티드에 승리하면 왕좌에 오를 수 있었다. 다득점에서도 앞선 전북은 비겨도 우승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울산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지난 2019시즌 최종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덜미를 잡힌 울산은 전북에 역전 우승을 허용한 바 있다. 이번엔 자신들이 반대의 상황을 만들어내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일단 대구를 상대로 승점 3점을 가져와야 했다. 

홍명보 감독 역시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에게 며칠 전부터 강조한 말이 있다. '0.01%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팬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는 그라운드에 뛰고 있는 울산 선수들의 자세에서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청용은 훌륭한 태도로 경기에 임했다. 이날 2선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청용은 좌측면에과 중앙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줬다. 특히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몸을 아끼지 않는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다.

이청용은 울산 선수단 내에서 고참급에 속한다. 하지만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연달아 펼치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베테랑이 어떤 뜻인지 설명했다. 경기 중간중간 선수들을 격려하는 것도 빼먹지 않았다. 울산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때는 엄지를 들어올렸고, 실수가 나와도 박수를 보냈다. 

아쉽게 울산이 목표로 했던 역전 우승은 실패했다. 그러나 진정한 '베테랑'의 면모를 보여준 이청용이 중심이 된 울산은 설영우, 오세훈의 연속골에 힘입어 대구를 2-0으로 제압했다. 가장 원했던 결과는 아니었다. 하지만 0.01%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울산은 포기하지 않았고, 그들을 이끈 리더는 이청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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