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스위스 그랜드호텔] 신동훈 기자= 김상식 감독은 감독상 공식 기자회견 석상에도 특유의 재치를 드러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7일 오후 3시 서울 홍은동에 위치한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1 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선정된 후보들을 대상으로 11월 30일 화요일부터 각 구단 감독(30%), 주장(30%), 미디어(40%) 투표를 진행하여 최종 수상자를 가렸다.

감독상 후보로 김도균 수원FC 감독,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 이병근 대구FC 감독,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수상자는 김상식 감독이었다 김상식 감독은 감독, 선수단, 미디어 투표에서 모두 우위를 점했다. 특히 미디어 118표 중 65표를 얻으며 홍명보 감독, 김도균 감독을 따돌렸다. 환산점수로 보면 47.03점에 해당됐다.

전북에 9번째 별을 선사한 게 김상식 감독 수상에 큰 도움이 됐다. 지난 시즌 더블을 달성한 모라이스 감독 후임이었기에 부담이 있었지만 선수, 코치로 전북에서 함께한 경력을 발휘해 팀을 정상궤도에 끌어올렸다. 감독 첫 해에 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도 의미가 있었다. K리그1 최초 5연패 속에서 전북은 71득점 37실점이라는 압도적 공수 밸런스를 자랑했다. 팀 득점, 팀 최소 실점 1위에 해당됐다.

조광래, 최용수 이후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리그 우승을 경험해본 3번째 인물이 된 김상식 감독은 시상식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후반기에 울산과 접전 끝에 3-2로 승리한 경기가 우승, 그리고 오늘의 감독상 수상에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가장 힘든 순간을 두고는 “아무래도 7경기 무승을 하고 있을 때 비난, 질책이 힘들었다. 그래도 팬분들이 신뢰를 주신 덕에 대단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내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김상식 감독은 감독상 수상 소감에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그동안 잘 못 봤는데 오늘 수상으로 받은 상금으로 가방을 선물해줄 생각이다”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가족들이 부산에서 산다. 주말 부부도 아니고 월 부부다. 자주 왕래를 못해 미안한데 그래도 응원을 해줘서 항상 고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아까 말한 것처럼 상금으로 가방을 사줄 생각이다. 그렇지 않으면 쫓겨날 지도 모른다”며 재치를 보였다. 우승 직후 축하 자리에서 춤을 춘 것에 김상식 감독은 “잔디가 상할까 봐 가볍게 춤을 췄다”고 설명했다.

전북을 이끄는 전설 군단 이동국, 박지성 어드바이저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한 이동국은 제2의 삶을 누리고 있지만 자주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아와 응원을 보낸다. 올 때마다 승률이 좋아 이른바 ‘승리 요정’으로 불린다. 박지성 어드바이저는 김상식 감독과 유소년 육성, 클럽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계획 구축 등에 힘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식 감독은 “(이)동국이가 자주 찾아와서 응원을 하는데 참 고맙다. 자주 연락을 하고 지낸다. 박지성 어드바이저는 마지막 경기를 못 보고 간다며 미안하다고 밝혔는데 우승을 하니까 ‘첫 시즌 잘 이겨내서 우승을 달성해 축하를 드린다. 건강한 팀을 만들어 한국 축구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소통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내년 계획도 드러냈다. 김상식 감독은 “전북은 트레블에 도전해야 하는 팀이다. 선수 구성에 초점을 두고 스스로 아쉬웠던 부분도 되짚어 볼 전망이다. 트레블에 다가설 수 있도록 만들겠다. 그리고 더 좋은 축구 보이겠다”고 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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