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기장] 신동훈 기자 =한찬희는 다 계획이 있다. 그동안의 아쉬움을 털고 개인적으로 확실히 성장을 통해 건강히 군 생활을 마치는 게 목표다.

한찬희는 어린 시절부터 큰 주목을 받은 미드필더다. 광양제철중, 광양제철고를 나와 2016시즌을 앞두고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부터 리그 23경기를 소화했다.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스 능력을 통해 전남 빌드업 중심에 있었다. 전남 상승세 중심에 있던 한찬희는 찬사 속에 프로 데뷔 첫 해를 마무리했다. 제2의 기성용이란 별명도 붙었다.

이후 전남 성적이 좋지 못할 때도 한찬희는 빛났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노련함까지 보여 전남을 넘어 K리그를 대표하는 영건이 됐다. 연령별 대표팀에 꾸준히 선발되는 이유이기도 했다. 2017시즌엔 29경기 3골 2도움, 2018시즌엔 31경기 2골 도움을 올린 한찬희는 전남이 K리그2로 강등된 뒤에도 팀에 남아 활약했다. 2019시즌 기록은 30경기 3골 2도움이다.

전남에서 뛰는 4시즌 동안 한찬희는 리그 113경기를 소화했다. 동나이대 선수들에겐 없는 경험치를 확실히 얻은 그는 2020시즌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한찬희는 한 단계 도약을 꿈꿨는데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부상을 겪으며 전남 때만큼 뛰지 못했고 경기에 나와도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서울에서의 아쉬움 속 한찬희는 지난해 김천 상무에 입대했다. 김천 입단 후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해 한찬희 근황을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다. ‘인터풋볼’이 김천에서 재도약을 준비 중인 한찬희를 만나봤다. 한찬희는 전지훈련을 위해 와있는 부산 숙소에서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이하는 한찬희 인터뷰 전문]

Q. 현재 몸 상태를 궁금해하시는 팬들이 많다.

“훈련소를 지난 시즌에 일주일만 다녀왔다. 남은 기간을 최근에 채웠다. 훈련소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받느라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훈련을 받아 몸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Q. 다른 김천 선수들은 피지컬 훈련을 열심히 한다고 들었다. 군대에선 시간이 많아서 운동만 한다고.

“그 말이 맞다. 군대에선 시간이 정말 많다. 그래서 많은 선수들이 몸을 키운다. 각자마다 스타일이 다른 것 같다. 자기 원래 플레이스타일에 방해가 될까봐 강도 높은 피지컬 훈련을 피하는 이들도 있다. 많이 부딪히는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들은 더 운동을 열심히 한다. 나는 급격하게 피지컬을 키울 생각이 없다. 올시즌 제대해서 제대로 해볼 생각이다”

Q. 친정팀 전남이 지난 시즌 FA 우승을 했다. 전남 소속은 아니지만 느낌이 남다를 것 같은데.

“전남에서 자랐고 많은 경기를 뛰었다. 어느 때나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소식들을 잘 듣고 있는데 FA컵 우승을 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따내 내 일처럼 기뻤다. 지금 선수단 중 나와 같이 뛴 선수는 적지만 같이 우승을 한 것처럼 좋아했다”

Q. 전남 때에 비해서 서울 시절엔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어떤 부분에서 풀리지 않은 것 같은지.

“가장 아쉬웠던 건 좋은 흐름을 타고 있을 때 부상을 당한 점이었다. 흐름을 이어갔다면 서울에서도 많이 나왔을 듯하다. 전남에서 잘 나올 때는 부상이 없다가 이적 후 심리적 부담, 새로운 환경 적응 문제 등이 겹쳐 부상까지 입었다. 성장하는 자양분이라 생각했다. (부상 부위를 말해줄 수 있나) 발목 쪽이었다. 회복하느라 오래 쉬어서 컨디션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상을 안 당하는 게 정말 중요하구나라고 느꼈다.

Q. 김천 입대 후에도 많이 뛰지 못했다. 서울 때처럼 부상 문제가 컸나.

“김천에서 잘 못 나온 원인은 부상이 아니었다. 나를 포함한 신병들이 시즌 중간에 투입됐는데 당시 선임들이 워낙 잘하고 있었다. 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제한된 출전시간을 부여받았다. 작년은 준비하는 시간이었다고 여겼다”

Q. 김천에 군 생활을 하며 특별히 배운 게 있다면.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내가 잘하고 있는 걸 많이 망각했구나’고 생각했다. 가지지 못하는 것들에만 집중하기보다 장점을 더욱 살린 후에 부족한 능력을 채워가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배웠다”

Q. 한찬희하면 제2의 기성용이란 말이 떠오른다. 지금도 특유의 패스 능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선수는 경기에 뛰어야 기량이 유지된다. 공식전 말고는 뛸 기회가 적다. 코로나19 여파로 연습경기 잡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감각이 아직 올라오지 않은 상태지만 패스력은 유지 중이다. 경기만 뛴다면 살아날 것이라 확신한다. 그런데 김천은 워낙 선수단이 좋아서 투입되기가 어렵다. 연습경기를 뛰면서 단계적으로 올라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되는데 그렇게 될 수 없는 현실적 여건이 아쉽다”

Q. 김천에 있는 동 포지션에 뛰는 선수 중 '정말 최고다'라고 느낀 이가 있을까?

“고승범이다. 동기다. 수원 삼성에 잘하다 와서 궁금했는데 같이 뛰어보니까 정말 잘하더라. 지금 대표팀에 대체 발탁으로 가 있는데 처음부터 명단에 있는 게 맞다고 느낄 정도로 좋은 선수다”

Q. 같은 미드필더지만 고승범이랑 스타일 차이가 있다. 어떤 부분이 인상적이었는지.

“공 간수 능력, 활동량, 악착 같은 수비 지원 능력이다. 내가 배워야할 점이다. 훈련할 때 경기 중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부분들을 키우고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체력이 떨어져 있을 때 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최대한 인지하자는 생각이다.

Q. 과거부터 상무팀엔 항상 시즌마다 미치는 선수들이 있었다. '김태완 감독의 남자'라고도 하는데 이번 시즌 호칭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가. 

“그런 말은 처음 들어봤다. 그 정도는 부담이다. 군 생활 1년 동안 경기에 뛰든 안 뛰든 배우면서 보낼 생각이다. 하나라도 더 얻어갈 생각으로 김천에 있고 싶다. 그러면 제대할 때 더 많은 게 나에게 올 것이다. 그 생각으로 하루하루 지내면 '제대 날도 오지 않을까' 한다”

Q. 제대 후 서울에 돌아간다. 2020년 떠날 때와 팀이 정말 많이 달라져 있다. 서울 돌아가서 계획이 있는지.

“제대하고 서울에 가면 12월 말(12월 20일 제대)이다. 그럼 동계훈련부터 같이 할 수 있다. 감사하게 잘 맞아 떨어졌다. 1월부터 같이 할 수 있는 건 정말 좋은 것 같다. 안익수 감독님과는 어린 시절 같이 함께 했다. 김천에서 안익수 감독 지도 아래 서울이 잘하는 모습을 봤다. 그런 축구를 하면 선수들은 재밌다. 나도 빨리 거기서 뛰고 싶더라”

Q. 서울과 맞대결을 한다. 

“어색할 것 같다. 코로나19 때문에 관중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뭐가 됐든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라는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후임, 김천에 올 선수들에게 조언을 건넨다면?

“나도 올 때는 몰랐는데 김천에 오는 게 정말 힘들다고 하더라. 바늘 구멍이라는 말도 들었다. 김천에 오고 싶다면 본인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 들어오면 시간이 정말 많아서 헛되이 보내지 않게 계획을 확실히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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