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정우영의 부담을 분담할 수 있는 선수를 찾는 게 파울루 벤투 감독의 숙제일 것이다.

벤투 감독은 기성용이 대표팀을 떠난 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줄곧 정우영에게 맡겼다. 정우영은 대표팀 최고 베테랑으로 교토 상가, 빗셀 고베 등 주로 일본 J리그에서 뛰다가 2018년부터 카타르 알 사드에서 뛰며 경험을 쌓은 미드필더다. 패스와 위치 선정, 수비 지원이 매우 뛰어나 기성용의 후계자로 낙점될 수 있었다.

부상 등 변수가 없다면 정우영은 항상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정우영이 있어 좌우 풀백들이 높게 전진할 수 있었고 자주 파트너로 나오는 황인범도 전진 빌드업에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게 가능했다.

빠르게 움직여 역습을 조기에 차단하고 상대 최전방 공격수를 끊임없이 견제하는 게 돋보였다. 누구와 경합을 해도 밀리지 않는 피지컬을 보유한데 이어 판단 능력도 뛰어났다. 발이 빠른 선수가 침투를 하더라도 정우영에게 차단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확한 패스로 후방 빌드업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정우영은 수비에서도, 빌드업에서도 벤투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였다.

시간이 갈수록 정우영의 중요성은 더욱 대두됐다. 문제는 정우영 컨디션이 저조할 때 발생했다. 체력 문제 등으로 정우영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중원과 수비가 흔들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됐다. 경기 내용 침체로 이어졌고 결과도 좋지 못했다. 그만큼 정우영이 좋은 선수이고 벤투 감독이 많이 의존한다는 말이지만 대표팀이 큰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이 정우영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을 안 한 게 아니다. 황인범을 3선에 쓰기도 하고 원두재, 손준호를 뽑아 정우영 자리에 두기도 했지만 확실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벤투호에서 가장 대체불가한 자원이 정우영이라는 말도 여기에서 나왔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까지는 7개월 정도가 남았다. 그 전에 평가전을 비롯해 A매치 경기들을 계속 치를 것이다. 벤투 감독은 다른 포지션도 점검할 필요가 있지만 정우영이 가지는 부담을 덜어줄 선수를 확실히 확보해야만 한다.

부상 등 월드컵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본선에 가서 낭패를 볼 수 있다. 정우영이 최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를 해주는 것도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사진=인터풋볼 장승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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