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현실은 충격과 공포나 다름없었다.

맨유는 23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1-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에 0-1로 패했다. 리그 최종전에서 패배한 맨유는 브라이튼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잡아주면서 간신히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 진출하게 됐다.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뒤로 또 한번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승점 58점은 EPL 출범 후 구단 역사상 최저 기록이다. 반면 57실점은 EPL 시작 후 최다 실점이며 골득실을 0으로 마친 것도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제이든 산초 등 월드 클래스들을 데리고 보여준 처참한 시즌이었다.

맨유는 경기장에서만 좋지 못했던 것이 아니다. 맨유 라커룸의 불화 수준은 상상을 초월했다. 영국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23일 “맨유의 라커룸은 욕설과 악의가 뒤덮인 독성 가득한 팀”이라며 맨유 내부 문제를 폭로했다.

해당 매체는 맨유의 한 선수와 가까운 소식통과 접촉해 "소식통에 따르면 한 선수는 랄프 랑닉 감독 뒤에서 그를 ‘안경잡이’라고 불렀다. 한 선수는 랑닉의 결정을 나쁘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선수는 랑닉 감독이 ‘어린애처럼 말한다’고 말했고, 다른 선수들은 ‘랑닉의 조언 따위는 받지 않는다’고 불평했다”고 설명했다.

제시 린가드, 마커스 래쉬포드는 랑닉 감독에 대한 불만이 엄청났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린가드는 구단에게도 큰 불만을 갖고 있는 상태였던 걸로 알려졌다. 랑닉 감독은 린가드에게 겨울 이적시장에 떠나도 된다고 알렸지만 구단의 반대로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린가드는 잔류했지만 거의 뛰지도 못했다. 래쉬포드는 최악의 시즌을 보내면서 이적 요청을 고려한다는 이야기도 나온 적이 있다.

퍼거슨 감독 시절 맨유는 선수단에서 불화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구단이다. 퍼거슨 감독은 언제나 개인보다는 팀을 우선했고,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는 실력에 관계없이 방출해버렸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이 떠난 후 거의 모든 감독이 라커룸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데이비드 모예스, 조세 무리뉴에 이어 랑닉도 선수들에게 신뢰를 잃게 됐다. 선수들이 감독을 뒤에서 헐뜯는 상황이 벌어진 상황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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