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종로)] 외국인 쿼터 확장에 대한 K리그2 관점은 어떨까.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 이하 '연맹')은 11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 대강당에서 K리그 외국인 선수 제도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K리그의 현행 '3+1'(국적 무관 외국인 3명,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소속 국가 선수 1명) 외국인 선수 쿼터 제도에 대한 변화 필요 여부, 변화 시 예상되는 영향 등에 관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맹은 공청회 전에 K리그1 팀들과 이미 이야기를 나눴다. 연맹은 “공청회 전 K리그1 11팀과 논의를 해봤다. 현행 유지 주장은 3팀, 중립 의사는 3팀, 절충안은 4팀, 무제한을 요구하는 건 1팀이었다”고 전했다. 절충안으로 제시된 건 외국인 22세 이하(U-22) 룰 설치, 무제한 아세안 쿼터제, 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ACL) 쿼터제 이원화, 추가 외국인 쿼터는 샐러리캡 등이었다.

우승을 바라보는 전북 현대 소속과 생존이 급한 FC서울 쪽 생각은 달랐다. 공청회에 참석한 신정민 전북 매니저는 “전북은 외국인을 늘리는 것에 긍정적이다. B팀을 운영하여 U-22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팬들 니즈인 경기력을 채워주려면 더 경쟁력을 늘릴 수밖에 없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양적, 질적 팽창이 이뤄질 것이다”고 주장했다.

유성한 서울 단장은 “관점 변화가 필요하다. 경기력, 성과에 집중된 문화를 바꿔야 한다. 강등팀이 더 많아지면서 성적 지상주의가 더욱 만연해졌다. 기반을 단단하게 하지 않고 구단들이 성적 이외 방향으로 뻗어가 관중을 확보하고 수익을 내는 게 필요하다. 내실이 없는 외연 확장은 공멸로 이어진다. 외국인 영입에 자율성을 주는 건 좋지만 안전 장치를 두면서 구단을 위해 외국인 정책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철저한 K리그1 팀 입장이었다. 우승, ACL, 강등 등 성적 지표가 바로 보이는 K리그1 팀들에 외국인 수를 늘리는지 여부는 첨예한 대립이었다. 신정민 매니저가 “외국인 늘린다고 패닉 바이 안 한다. 육성형 외인을 키우면 된다”고 하자 유성한 단장은 “대부분의 해외 선수들은 성장을 위해 K리그에 오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오범석 해설위원은 “당장 강등이 달렸는데 외인을 육성하는데 집중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하기도 했다.

K리그1 관점에서 공청회가 이어질 때 청중으로 온 K리그2 관계자들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걸 전했다. 대전하나시티즌 관계자는 “외국인 보유 숫자가 5명이 되는 건 찬성이다. 의무 선발이 아니지 않나. 기회를 더 만드는 입장이고 전체적인 풀이 늘어나는 건 구단들이 판단할 사항이다. 지출에 초점을 두고 이 문제를 바라보는데 투자로 관점을 변화하면 다르게 보일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전남 드래곤즈 관계자는 “K리그2에서 양질의 국내 선수를 데리고 오는 건 어렵다. 굳이 K리그2로 올 생각이 없기에 돈을 더 줘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국내 선수에게 더 돈을 지불하는 것보다 외국인에게 집중을 한다. 그러면 의존도가 너무 커진다. 1명이 빠지면 너무 치명타다. 쿼터가 정해져 있어 대안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3명밖에 되지 않아 분산 투자가 안 돼 연봉이 오히려 늘어난다. 재정 건전성이 흔들린다는 말이다. 더 많은 외국인을 보유하면 연봉이 분산되고 잘해서 이적을 하면 연대기여금도 발생하며 어리고 잠재력 있는 외인을 키워 되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청회가 끝난 후 해당 관계자에게 추가 의견을 묻자 “외국인과 그의 에이전트도 K리그 쿼터 제도를 잘 알고 활용한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상황에서 실패할 경우 선수를 보내지 않는 한 외국인을 추가할 수가 없다. 그럼 또 구단은 곤란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알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공청회 자리에서 의견을 밝히지 않은 또 다른 K리그2 관계자는 '인터풋볼'에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입장이다. 의무 선발이 아니라면 구단들은 패닉 바이를 하지 않을 것이다. 몇몇 구단을 제외하면 요즘 팀들은 재정에 딱 맞게 운영을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언급된 세 팀의 관계자 모두 찬성 쪽으로 의견을 제시한 걸 확인할 수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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