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종로)] 외국인 확장 문제를 이야기하다 승강제가 언급된 까닭은 무엇일까.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 이하 '연맹')은 11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 대강당에서 K리그 외국인 선수 제도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K리그의 현행 '3+1'(국적 무관 외국인 3명,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소속 국가 선수 1명) 외국인 선수 쿼터 제도에 대한 변화 필요 여부, 변화 시 예상되는 영향 등에 관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AFC는 올 2월 차기 AFC챔피언스리그(ACL) 대회부터 외국인 선수 쿼터를 기존 '3+1'에서 '5+1'(국적 무관 외국인 5명, AFC 소속 국가 선수 1명)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태하 연맹 기술위원장, 박성균 연맹 사무국장, 유성한 FC서울 단장, 신정민 전북 현대 책임매니저,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대회기술본부장, 이종성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류청 히든K 편집장, 오범석 해설위원이 패널로 참석했다.

패널마다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했다. 선수 출신인 오범석 위원은 “국내 선수들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했다. 류청 편집장은 J리그와 비교하며 “원론적으로 외국인을 늘리는 건 찬성이지만 기반이 다져지는 게 우선이다”고 주장했다. 신정민 매니저는 “팬들은 경기력 향상을 원한다. 장기적인 투자까지 고려하면 외국인을 늘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황보관 본부장과 박태하 위원장은 대한축구협회와 연맹이 가진 생각들을 각각 전했다. 눈길을 끈 말을 한 건 유성한 단장이었다. 유성한 단장은 “관점을 바꿔야 한다. K리그는 39년 동안 오면서 경기력, 성적에만 집중했다. K리그, 프로 구단이 왜 필요한지 말하지 않았다. 몸집 불리기, 국가 경쟁력, 내실 없는 외연 확장을 하기 전에 현실적이고 기본적인 정의부터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이대로면 공멸이다”고 언급했다. 공멸은 사전적인 정의로 ‘함께 사라지거나 멸망함’을 의미한다. 모든 것이 붕괴되고 사라지고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어 “K리그 미디어데이를 가면 다 우승만 이야기한다. 투자를 해서 우승을 노리는 팀과 육성, 지역 기반을 다지는 팀 등 특색이 있어야 하는데 스토리 텔링이 없고 성적만 우선시한다. 좋지 않은 일이다”고 했다.

승강제까지 언급했다. K리그 승강제는 2012년부터 시작돼 2013년 본격적으로 K리그 클래식(현 K리그1)과 K리그 챌린지(현 K리그2)로 나뉘어 시작됐다. 클래식에선 스플릿 라운드를 도입해 마지막 몇 경기는 1위부터 6위까지, 7위부터 12위까지 나눠 시행했다.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장치를 둔 것이다. 긴장감이 유지되고 박진감, 관심, 스토리가 생기는 순기능이 있었다.

역기능도 분명했다. 강등을 당한 팀은 존폐 여부가 논의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에 처했다. 계속 모든 흥미를 승강으로 몰아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연맹은 2022시즌부터 강등이 최대 3팀으로 되도록 규정을 바꿨다. 12위는 자동 강등이 되고 11위는 K리그2 2위와 대결, 10위는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와 대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게 됐다.

한 리그의 25% 되는 팀이 빠질 수도 있다는 말과 같다. 다른 리그와 비교해도 참가팀 대비 이렇게 많은 팀이 강등되는 경우는 찾기 어려웠다. 유성한 단장은 성적 지상주의를 말하다 점점 심해지는 승강제를 예시로 들어 “우승을 노리는 팀이 아닌 이들은 매년 강등을 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당장 강등이 걱정이라 패닉 바이 등을 하며 성적에만 몰두한다”고 현실을 전했다.

대안도 말했다. 유성한 단장은 “내실이 안 갖춰진 상태에서 승강제를 너무 과하게 실시해 성적만신경 쓰는 환경이 조성됐다. 승강제를 완화하고 K리그1 팀 수를 늘려야 한다. 외국인 확장은 단계적으로 해야 하고 자율성에 맡겨야 한다. 구단을 위한 안전 장치를 둬야 재정 건전성, 지역 사회 공헌, 부수적인 마케팅, 인프라 확충 등을 할 수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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