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오종헌 기자 =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게는 잊고 싶은 날이었을 지도 모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4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에서 브렌트포드에 0-4로 패했다.

이날 맨유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호날두가 최전방에 포진했고 래쉬포드, 브루노, 산초가 뒤를 받쳤다. 에릭센이 프레드와 함께 중원 조합을 구성했고 4백은 쇼, 마르티네스, 매과이어 달롯이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데 헤아가 지켰다.

지난 개막전에서 브라이튼에 덜미를 잡힌 맨유의 목표는 단연 승리였다. 그러나 경기 초반 선제골을 내주며 계획이 틀어졌다. 전반 10분 실점을 허용한 맨유는 빠르게 무너졌다. 전반 18분과 전반 30분, 전반 35분 연달아 브렌트포드에 골을 헌납했다.

다급해진 에릭 텐 하흐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말라시아, 바란, 맥토미니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맨유는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한 채 브렌트포드에 0-4 굴욕적인 대패를 당했다.

이로써 맨유는 1992년 8월 이후 무려 30년 만에 리그 최하위에 위치하게 됐다. 또한 개막 2연패를 당한 건 EPL 공식 출범 이후 처음이다. 동시에 지난 시즌부터 원정 7연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에릭센에게도 잊고 싶은 하루였다. 에릭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유로2020에서 급성 심장마비를 겪었던 에릭센은 지난 1월 복귀에 성공했다. 그에게 손을 내밀어준 팀은 이번 경기 상대였던 브렌트포드였다.

브렌트포드와 6개월 단기 계약을 맺은 에릭센은 부활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리그 11경기에 출전해 1골 4도움을 기록하며 브렌트포드가 승격 첫 해 잔류하는 데 기여했다. 이후 에릭센은 맨유의 제의를 받고 이적하게 됐다. 

빠르게 친정팀과 재회했지만 훈훈한 분위기는 없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에릭센은 브렌트포드 홈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팬들은 에릭센을 향해 '크리스티안, 지금 점수가 몇대몇이야?'라고 놀렸다"고 언급했다.

2번째 실점 장면에 대한 책임도 자유롭지 못했다. 에릭센은 데 헤아 골키퍼의 패스를 처리하려다 얀센에게 공을 뺏겼다. 결국 이는 브렌트포드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에릭센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후반 42분 교체됐다. 

이에 혹평이 이어졌다. 영국 '90min'은 "친정팀과 만남 중 이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없다. 브렌트포드는 에릭센을 압박해 실수를 유도했다. 그를 3선에 배치한 텐 하흐 감독의 결정은 정말 어리석었다"며 평점 2점을 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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