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인섭(고양)] "우리가 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평가를 하다보면 아쉬운 경기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의 실수로 그런 것들이 많이 나왔다. 내 책임이 가장 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9월 A매치 평가전에서 코스타리카에 2-2로 비겼다.

한국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권창훈, 정우영, 황인범,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윤종규, 김승규가 선발 출격했다. 

한국은 전반 초반 강하게 상대를 밀어 붙였다. 황희찬이 좌측면을 허물며 번뜩이는 움직임을 보여줬고, 손흥민이 프리롤 역할을 맡으며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상대를 꾸준하게 괴롭혔다. 한국이 먼저 웃었다. 전반 29분 윤종규가 내준 공을 황희찬이 아크 정면에서 깔끔하게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두 골을 연달아 실점했다. 한국은 전반 41분 베넷에게 실점하며 전반을 1-1로 마무리했다. 후반전에도 계속해서 두드렸지만 오히려 후반 19분 베넷에게 한 골을 더 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위기의 순간 빛난 것은 주장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40분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마무리 지으며 재차 스코어의 균형을 맞췄다. 결국 경기는 2-2로 마무리됐다. 이날 동점골의 주인공이 된 손흥민은 경기 수훈 선수에 선정되는 쾌거까지 안았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팀의 경기력은 만족스럽지만, 자신의 실수로 인한 실점은 미안하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평가를 하다보면 아쉬운 경기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의 실수로 그런 것들이 많이 나왔다. 경기를 잘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대일 기회에서 내가 실수하는 바람에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간 것 같다. 내 책임이 가장 크다"며 스스로에게 낮은 평점을 매겼다.

[이하 손흥민 인터뷰 전문]

여러 감정이 교차할 것 같다. 골을 넣었지만, 경기력은 좋지 않았던 것 같은데. 

-오히려 우리가 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평가를 하다보면 아쉬운 경기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의 실수로 그런 것들이 많이 나왔다. 경기를 잘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대일 기회에서 내가 실수하는 바람에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간 것 같다. 내 책임이 가장 크다. 팀적으로 봐도 찬스도 훨씬 많이 만들어 냈고, 공격적인 상황에서 좋은 상황을 많이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실점은 아쉽고 개인적인 실수를 줄여야 하는 것은 맞다.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실수한 뒤 동료들에게 건넨 말은?

-미안하다고 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 다운 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침체되면 팀이 다운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경기 종료 후에도 미안하다고 했다. 월드컵에서는 실수가 오늘 같은 상황을 만들 것이다. 나도 배워야 할 점이 많다. 선수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6월 A매치에도 프리킥으로 득점을 터트렸고, 오늘도 넣었는데 특별한 비결이 있는지?

-특별한 비결은 없다. 시간날 때마다 연습을 했다. 운이 좋게 원하는 코스로 들어갔다. 결국에는 훈련이 답이다. 시간 날 때마다 연습했던 것들이 결과로 나온 것 같다. 하지만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지 못해 마음이 쓰인다.

실점에 빌미가 되어, 마지막에 득점을 해야겠다는 각오가 더 들었는지?

-골을 넣었다고 해서 회복이 되는 것이 아니다. 팀에게 큰 실수를 범한 것이고, 결과를 낸 것이기 때문에 득점을 해서 이겼으면 회복이 되는 것이지만 내가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상대의 집중 견제가 심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좋은 능력들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많아 나한테 집중 견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된다면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공간이 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끼리도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끼리도 서로 좋아하는 플레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따로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경기장에서 만들어 내는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주장으로서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종 예선에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무난히 좋은 방향으로 간 것이 처음이다. 이런 부분에서 완벽한 팀은 없다. 분석, 공부, 공격, 수비 등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을 고쳐 나가서 완벽에 가까운 팀이 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벤투 감독이 35분까지 만족스럽다고 했는데, 그 이후 어려웠다고 말씀하셨다. 고전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전반에 다이내믹 했던 부분이 있었다. 후반전 코스타리카도 대비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90분 내내 지배하는 경기는 드물다. 어느 경기는 우리가 70%를 지배하지만, 30%는 지배를 당하기도 한다. 팀으로 하나가 돼 어려운 순간들을 이겨내는 것이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어려운 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넘겨 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이 더 발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토트넘도 마찬가지고, 세계적인 팀도 그렇다. 이런 부분들은 개선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출정식에 좋은 기억이 없다고 말씀해주셧는데, 이번 평가전에 부담감이 없었는지?

-평가전에 '우린 시간이 많이 남았어, 준비할 시간이 있어'라고 하지만 이것이 마지막이다. 짧은 시간동안 준비를 해야 하고, 월드컵이 다가오는데 부담감이라기보다는 잘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잘 준비해야하고, 오늘보다 더 좋은 경기력과 승리까지 해서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사진=인터풋볼 장승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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