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김대식 기자(카타르)] 황의조 선발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우루과이와 조 공동 2위, 가나는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우루과이전에서 찬사를 받을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개선점은 분명했다. 경기력 대비 슈팅 숫자가 적었다는 점이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다. 점유율은 승리로 이어지는 절대적인 지표가 될 수 없다. 슈팅을 시도해야 득점을 많이 시도할 수 있다.

이유는 2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황의조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해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황의조에게 찾아왔던 결정적인 기회는 전반 34분에 찾아온 슈팅이 전부였다. 그럴 때 해결해주는 게 공격수의 역할이지만 스트라이커도 모든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할 수는 없다. 스트라이커에게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는 방법도 고민할 필요는 있다.

황의조에게 기회가 적었다는 사안과 별개로 황의조 개인 경기력도 문제다. 단순히 1경기만 보고 나오는 비판이 아니다. 분명 황의조는 2022년 여름부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유럽 진출 이후 가장 경기력이 안 좋다.

우루과이전에서 센터백 조합이 호세 히메네스와 디에고 고딘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황의조의 높이 경쟁력은 매우 아쉬웠다. 황의조는 10번의 공중볼 경합에서 단 1번밖에 승리하지 못했다. 선수들과의 호흡도 몇 차례 어긋나는 모습이 있었다.

벤투 감독은 선수를 판단할 때 소속팀에서의 경기력을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지만 경기력이 안 좋은 선수에게 과하게 의존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벤투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 선택지는 많기 때문이다.

손흥민을 더욱 공격적으로 활용하면서 투톱 전술을 구상할 수도 있다. 가나는 공간에 대한 약점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특히 센터백과 윙백 사이 공간이 많이 벌어진다. 현대 축구에서 중요하다고 언급되는 하프 스페이스가 텅텅 빌 때가 있다. 하프 스페이스는 손흥민이 가장 좋아하는 슈팅 지역이다. 이른바 ‘손흥민 존’이라고 지칭되는 공간도 하프 스페이스 안이다. 손흥민을 더욱 공격적으로 활용할 이유가 충분하다.

조규성을 선발로 넣어 상대 수비수들을 먼저 괴롭히는 방법도 있다. 당장 경기력만 봐도 조규성이 황의조에게 밀리지 않는다. 또한 가나는 모하메드 살리수, 다니엘 아마티, 알렉산더 지쿠 3백 조합을 활용하는데, 힘과 높이가 있는 스타일이다. 컨디션이 안 좋은 황의조 혼자서 무언가를 만들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다. 조규성으로 상대 수비진을 지치게 만든 뒤 황의조를 넣어 한 방을 노리는 전략도 가능하다.

황의조를 향한 벤투 감독의 믿음은 이해가지만 과한 신뢰는 때로는 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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