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수많은 득점을 넣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에게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득점은 남다르게 다가온 모양이다.

폴란드는 26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2-0으로 승리했다.

경기 결과만큼이나 레반도프스키 득점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레반도프스키는 득점 기계라는 별명답게 득점에 특화된 최고의 스트라이커인데 월드컵 득점 기록이 없었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무득점이었고 1차전 멕시코전에선 페널티킥(PK) 실축을 하며 징크스를 이어갔다. 이번 경기에선 골을 넣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체스와프 미흐니에비치 감독은 레반도프스키를 지원하고 수비 압박을 분산하기 위해 투톱을 가동했다. 파트너로 아르카디우스 밀리크가 나섰다. 밀리크가 중앙에 위치하고 레반도프스키가 많이 움직이며 수비를 끌고 다니는 방식으로 경기를 전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높은 수비 라인과 훌륭한 조직력에 고전하던 폴란드는 전반 39분 피오르트 지엘린스키 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도움은 레반도프스키였다. 공격 포인트를 쌓은 레반도프스키는 후반 37분 쐐기골을 터트렸다. 압둘라흐 알 말키 실수를 잡아내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했다. 레반도프스키는 다이빙 세리머니를 펼쳤는데 엎드려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동료들 축하 속 일어났을 땐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동안의 마음 고생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레반도프스키는 델타 바르샤바를 시작으로 레흐 포즈난, 도르트문트, 바이에른 뮌헨, 바르셀로나를 거치며 무려 527골을 넣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만 7번을 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득점왕에도 올랐다. 그 밖에 각종 스트라이커 관련 개인 수상을 모두 들어올렸다. 폴란드에서도 오늘 경기 전까지 76골을 넣어 역대 최다 득점자에 올라있었다.

따지고 보면 오늘 넣은 골은 레반도프스키가 넣은 수많은 득점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러나 레반도프스키에겐 아니었다. 오랫동안 기다린 월드컵 골은 그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게다가 경기를 결정짓는 쐐기골이었다. 눈물을 흘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서사였다. 월드컵이란 무대가 모든 걸 다 이룬 최고의 선수에게도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줬다.

1골 1도움을 올린 레반도프스키 활약 속 폴란드는 2-0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조 1위로 올라갔다. 아직 16강 진출이 확정된 건 아니다. 최종전인 아르헨티나전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레반도프스키와 리오넬 메시의 대결이 주목을 끌 예정이다.

사진=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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