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김대식 기자(카타르)] 손흥민과 네이마르에 16강 운명이 걸려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국가대표팀은 5일 오후 10시(이하 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스타디움 974에서 브라질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토너먼트의 승부는 냉혹하다. 조별리그는 패배해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토너먼트는 ‘Win or Go Home’이다. 패배하는 순간 월드컵과는 안녕이다. 토너먼트 후반부로 갈수록 수비가 강조되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 놓여있다.

축구는 골을 허용하지 않으면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패배하지는 않는 스포츠다. 수비가 강한 팀이 우승을 한다는 축구계의 격언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에이스의 무게감이 토너먼트에서 커지는 이유다. 상대의 집중 견제가 강해져도, 체력적으로 지쳐도 에이스가 해줘야 하는 순간이 있다.

지난 포르투갈전이 그랬다. 후반 추가시간 1분 모두가 지친 시간대. 손흥민은 70m를 달리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3경기를 쉬지 않고 달린 선수였다. 지칠 때로 지쳤겠지만 달리고 또 달렸다. 에이스인 손흥민을 막기 위해 포르투갈 수비수 5~6명이 달라붙었다.

그 순간 손흥민은 잠시 고개를 들어 황희찬이 뛰어들어오고 있다는 걸 인지했고, 디오고 달롯 사이로 절묘한 패스를 넣어 기적을 도왔다. 3경기에서 큰 활약이 없어서 마음고생이 심했을 손흥민은 경기 후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의 어깨에 얼마나 많은 책임감이 있는지 모든 국민이 눈물을 보며 이해했다.

브라질에서 손흥민과 같은 부담감을 지닌 선수는 당연히 네이마르다. 한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에 근접했을 정도로 네이마르는 세계적인 슈퍼스타다. 2000년대 후반 혜성같이 등장한 네이마르는 펠레, 지쿠, 호나우두, 호나우지뉴의 계보를 이어 셀레상의 우두머리가 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네이마르는 브라질에서 큰 행복을 누리지 못했다. 2014, 2018 월드컵에서 모두 좌절만 맛봤다. 그만큼 무게감은 커졌고, 네이마르를 짓누르는 중이다. 브라질에는 네이마르말고도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지만 모두가 네이마르만 바라본다. 에이스의 숙명인 셈이다.

1992년생 동갑내기인 손흥민과 네이마르는 다음 월드컵에도 참가할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전성기의 기량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전성기로 보내는, 자신이 에이스로서의 숙명을 다해낼 수 있는 마지막 월드컵인 셈이다. 이토록 중요한 월드컵에서 두 선수는 아직까지 득점을 터트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더 무게감이 높지만 그걸 극복해야 에이스다. 손흥민과 네이마르의 발 끝에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운명이 달려있다.

사진=브라질 축구협회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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