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과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이별이 유독 아름다운 이유가 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제 8팀만 남게 됐다. 바꿔 말하면 24개의 팀은 탈락했다. 32개국 가운데 각 조 1, 2위만 16강에 진출하게 되면서 나머지 16개 팀들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6강에 오른 팀들 가운데에서도 8팀 만이 생존하며 나머지 8팀도 카타르를 떠났다.

카타르는 개최국 장점을 살리지 못하며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개최국 자격을 얻고도 3패를 당하며 일찌감치 탈락을 확정했다. 웨일스는 6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랐지만, 1승도 챙기지 못했다. 독일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이번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의 문턱을 넘지 못하며 '녹슨 전차'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고, 마지막 황금세대로 불렸던 벨기에도 1승 1무 1패로 탈락했다.

월드컵에서 탈락한 팀들의 다음 소식은 감독 사퇴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뉴스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벌써 5개국(이란, 멕시코, 벨기에, 가나, 대한민국)의 감독이 팀을 떠났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가나의 오토 아도 감독은 곧바로 감독직을 내려놓았고, 6년간 팀을 지휘했던 벨기에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감독도 팀을 떠났다. 16강 7회 연속 진출에 빛나는 멕시코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도 결별했다.

떠나는 감독들이 대부분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책임'이다. 그들은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나겠다'고 말한다. 마르티노 감독은 "우리가 겪은 끔찍한 실망과 좌절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라면서 "책임자로서 많은 슬픔을 안겨줬다. 이 실패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진다"며 팀을 떠났다.

아름다운 이별도 있다. 바로 대한민국과 벤투 감독의 이별이 그렇다. 4년 4개월간 한국을 지도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 패배 이후 작별을 고했다. 지난 2018년 8월 한국의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조 2위로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당초 목표였던 16강 진출을 이뤄내자 모두 '성공한 월드컵'이라 불렀다.

벤투 감독도 팀을 지휘한 소감을 밝혔다. 브라질전 이후 벤투 감독은 "선수들이 보여준 태도나 프로로서의 자세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인격체도 너무 좋았다. 그렇기 때문에 저와 코칭스태프 모두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 보낸 경험은 죽을 때까지 기억할 그런 경험인 것 같다"고 전했다.

벤투 감독은 우선 한국으로 돌아와 일정을 소화한 뒤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7일 오후 4시 5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벤투 감독은 "항상 시작과 끝이 있다. 사실 이번 월드컵까지만 하겠다고 내린 결정은 지난 9월이었다. 한국 축구의 미래에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 저는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거취에 대해 고민해 볼 것"이라며 마지막 작별 인사를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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