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하근수 기자(인천국제공항)] 손흥민은 카타르에서 함께 구슬땀을 흘린 '27번째 멤버' 오현규를 잊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 랭킹 28위)은 7일 오후 4시 5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비행기는 카타르항공 858편(QR858), 에미레이트항공 322편(EK322)으로 나눠서 탑승했다.

태극전사들은 기적을 연출했다. H조에서 포르투갈(FIFA 랭킹 9위), 우루과이(FIFA 랭킹 14위), 가나(FIFA 랭킹 61위)와 겨뤄 승점 4점(1승 1무 1패 4득 4실)으로 16강에 진출했다. 3차전 포르투갈전 극장승으로 다득실에서 우루과이를 제친 결과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에 도달한 한국. 벤투호는 16강에서 ‘삼바군단’ 브라질(FIFA 랭킹 1위)과 진검승부를 벌였지만 아쉽게 패배했다. 지난 4년 동안 갈고닦았던 축구를 펼쳤지만 세계 최강의 벽은 높았다. 결국 한국은 브라질을 넘지 못하고 16강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마쳤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벤투호가 약식으로 행사를 치렀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벤투 감독, 손흥민이 차례로 인사를 남긴 다음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조규성과 황희찬에 이어 안와골절 수술에도 불구하고 4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한국을 이끈 손흥민이 취재진과 만났다.

오현규와 관련된 질문이 나왔다. 포르투갈전 종료 휘슬이 울린 다음 오현규가 다가가 나눈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손흥민은 "어떤 말도 들리지 않은 상태였다. (오) 현규가 '아직 안 끝났다'라고 이야기했던 것 같다"라고 답한 다음 "이 자리에서 하고 싶은 말은 현규한테 너무나 고맙다는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오현규는 최종명단이 아닌 예비명단으로 카타르에 동행했다. 손흥민이 부상에서 온전히 회복하지 못할 경우 급하게 대체할 수 있는 자원으로 벤투 감독이 선택한 것. 손흥민이 기적 같은 회복세로 그라운드에 복귀하면서 오현규는 출전은 물론 등록 자체가 불가능했지만, 끝까지 벤투호에 남아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손흥민은 "사실 저 때문이다. 저 때문에 (대표팀에) 와서 희생을 했다. 어린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지 정확히 알고 해냈다. 현규도 분명히 월드컵 멤버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보면 월드컵에 함께 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선수인 것 같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비록 경기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오현규는 대표팀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월드컵을 보냈다. 수원 삼성에서 '괴물 공격수'로 불렸던 오현규는 평생 잊지 못할 경험 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완수하고 16강에 힘을 더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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