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기록으로도 봐도 ‘벤투볼’은 성공적으로 구현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이 속한 조에서 2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올랐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이었고 통산 3회 16강 진출이었다. 최종전 포르투갈전에서 극적인 뒤집기로 2위에 오른 게 인상적이었다. 16강에선 브라질을 만나 1-4 대패를 당했다. 그럼에도 누구도 벤투호를 비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환호를 보냈다.

벤투 감독이 내세운 축구는 4년 동안 축구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었다. 공을 많이 간수하고 라인을 올려 지속적으로 빠른 공격을 펼치는 축구는 아시아에선 먹힐 수 있지만 월드컵에서 강호를 상대로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컸다. 그동안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해왔던 방식이 아니라 더욱 불안감이 컸다. 벤투 감독은 자신이 추구한 방향성이 옳다는 걸 경기장에서 증명했다.

조별리그에서 올린 기록에서 알 수 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 평균 슈팅이 14회였다. 32개 팀 중 5위였다. 경기장 유효슈팅은 4.3회로 11위였고 공중볼 경합은 20.3회로 1위였다. 경기당 크로스 26회를 올렸고 롱볼 시도는 65회였다. 각각 전체 2위, 5위였다. 경기 중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는 게 보이는 기록들이었다.

액션 존 즉 활동 반경을 보면 상대 진영에서 움직인 게 전체 33%였다. 독일(38%), 캐나다, 브라질(이상 34%)에 이어 전체 4위였다. 미들 서드는 41%, 우리 진영은 26%였는데 각각 32위, 20위였다. 후방에 머물기보다 앞으로 올라가 상대 진영에서 움직이고 싸우려고 했던 게 증명되는 기록이다.

 

빌드업 축구’에 매몰되지 않았다. 단어 때문에 스페인이 추구하는 짧은 패스를 기반으로 한 축구만 펼친다는 오해가 있었다. 조별리그에서 벤투호의 경기당 패스 횟수는 373회로 전체 20위였다. 1위 스페인의 861회보다 한참 미치지 못했다. 평균 점유율도 48.3%였다. 패스, 점유율에 집착하는 축구가 아니었다.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적극적인 축구를 했다고 보는 게 맞다.

하고자 하는 축구를 하면서 내용과 결과 모두 챙겼다. 한국의 질주는 16강에서 멈췄지만 모두가 환호를 보내는 이유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 오른 팀들을 상대로도 우위를 점하며 공격적인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고 한국 선수들의 수준이 이만큼 올라왔다는 것도 입증했다. 카타르 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분기점으로 남을 것이다. 그걸 이끈 벤투 감독도 역사가 기억할 것이다.

사진=장승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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