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하근수 기자(서귀포)] 이정효 감독과 광주FC가 K리그1 무대에 도전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8일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빠레브 호텔에서 2023시즌 K리그 동계 전지훈련 5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오전 10시부터 이정효 감독이 지휘하는 광주FC가 참가했다.

지난 시즌 광주는 말 그대로 '탈 K리그2급' 경기력을 보여줬다. 역대 K리그2 '최다 승리(25승)', '최다 승점(73)', '홈 최다 연승(10연승)', '홈경기 전 구단 상대 승리' 등등 수많은 기록들을 세웠다. 광주는 이정효 감독 지휘 아래 강등 한 시즌 만에 다시 승격에 성공했고, 이제는 잔류 그 이상을 바라보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겨울 이적시장은 외국인 용병 영입과 유망주 수혈에 집중했다. 헤이스와 마이키가 떠난 가운데 티모, 아사니, 토마스가 광주에 입성했다. 임대 이후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건희가 완전 영입됐으며 정지훈과 조성권도 합류했다. 여기에 오랜 기간 K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는 신창무와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전력 보강을 마쳤다.

끊임없는 동기 부여로 광주를 일깨운 이정효 감독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재계약 체결 이후 "광주는 나를 믿어준 팀이다. 2023년은 또 다른 도전이 될 것이다. 광주만의 저력을 보여드리겠다"라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 이정효 감독이 새 시즌에 임하는 목표를 전하며 각오를 불태웠다.

[이하 이정효 감독 기자회견 일문일답]

Q. 동계 훈련

A. 잘 진행하고 있다. 아직까진 준비가 생각했던 것보다 잘 되진 않았지만 선수들이 조금씩 이해하고 있어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Q. 준비 과정

A. 선수들 의욕은 상당하고 컨디션도 괜찮다. 다만 어려운 숙제들을 많이 내줬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이해가 안 된 것 같다. 그 부분이 조금 아쉽지만 남은 기간 동안 연습 경기를 통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자세하게 말씀드릴 순 없지만 두 팀으로 나눠 한 쪽은 공격 전술, 다른 쪽은 수비 전술을 연습시킨다. 공격과 수비를 서로 병행하는 과정이다. 그러다 보니 많이 힘들어한다. 선수들이 전술에 적응할 것 같으면 다시 바꾸고 이 과정을 반복한다. 머리를 많이 써야 하기에 힘들어하는 것 같다.

Q. 스쿼드 운용

A. 다행히 영입하길 원했던 선수들을 데려왔고, 지키고 싶었던 선수들을 잔류시켰다. 24~25명 정도로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을 것 같다. 2명 정도는 더 들어와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조금 더 여유롭게 시즌을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

Q. 선수단 관리

A. 선수들도 이야기하지만 운동장에 있을 때는 다른 사람이 된다. 밖에서는 동네 형처럼 농담도 하고 지낸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자유롭게 풀어주지만 안에서는 프로 선수답게 임하라고 강조한다. 선수들도 잘 이해하고 있다.

Q. 김종우 이적

A. (김) 종우가 떠나 많이 아쉽다. 지난해 많이 힘들었지만 동계훈련 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상당히 기대를 많이 했다. 자신이 왜 변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바뀌고 있었다. 확실히 좋은 선수인 만큼 다른 팀에서 데려간 것 같다. 종우 빈자리는 크겠지만 광주가 갖고 있는 숙명이라 생각한다. 다른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기에 충분히 대체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잘해줄 거라 믿는다.

Q. 지난해 복기

A. 지난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당시 소위 말해 '개무시' 당하는 느낌이었다. 나는 상관없지만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했는데 초짜 감독이라고 팀 전체를 무시했던 것 같다. 이번 시즌은 시험대라고 이야기를 듣고 있다.

우리나라는 칭찬에 인색한 것 같다. 저부터 변해야 조금이라도 변하지 않을까 싶다. 선수들을 압박하고 나무랄 때도 많지만 잘하면 칭찬을 한다. 나와 광주가 안되길 바라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더 잘하고 싶다.

Q. K리그1 승격, 광주 지향점

A. 광주시와 시민들 모두 쉽게 승격했다고 생각하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쉽다. 선수들이 흘린 피, 땀, 눈물로 정말 힘겹게 올라왔다. 운동장 위에서 열정을 다해 올라올 수 있었다. 그런 것들이 퇴색된 것 같다. 선수들 노력으로 승격할 수 있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K리그1과 K리그2는 다르지만 광주가 가야할 길은 분명하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싶다. 1골을 넣으면 2골을 위해, 2골을 넣으면 3골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광주와 내가 추구하는 색깔이다. 용기 있게 도전하자고 이야기했다. 실패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말했다. 

Q. 제주 시절 경험

A. 남기일 감독님과 두 번 승격을 했다. 돌이켜보면 지키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지킬 생각은 없다. 용기 있게 도전하기 위해선 공격밖에 없는 것 같다. 무모하더라도 선수들 성장을 위해 계속 도전할 것이다. 그런 부분이 기존과 다를 것 같다.

가지고 있는 생각과 색깔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선수들에게 항상 '나는 이렇게 할 거다', '나는 공격하고 싶은데 지키려고 하면 어떡하냐'라고 이야기한다. 선수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떳떳하고 싶다. 선수들도 잘 인지하고 공격적으로 임할 것 같다.

Q. 시즌 목표

A. 어제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했고 오늘 팀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했다. 지인들이 '너무 무모하게 자신감이 있는 것 아니냐'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선수들을 믿기에 자신이 있다. K리그2 우승과 동계훈련으로 다시 성장했다. 매일매일 변화하는 모습에 즐겁다. 하지만 그걸 내색할 수는 없다. 만족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K리그1에서 얼마큼 할지 기대가 된다.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올림픽, 연령별 대표팀, 국가대표팀에 많이 뽑혔으면 좋겠다. K리그1 목표는 선수들과 공유하겠다.

Q. 좌우명

A. '수적천석'이란 말이 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바위를 뚫는다는 뜻이다. '이청득심'도 있다. 경청해야 마음을 얻는다라는 뜻이다. 마지막은 '음덕양보'다. 계속 베풀면 결국 돌아온다는 뜻이다. 세 가지를 항상 생각한다.

Q. 양복 착용

A. 속 잘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나라는 '서울대 학생은 서울대 교수가 가르쳐야 한다'라는 생각이 크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 가르치면 된다. 나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큰 꿈이 있다. 선수들에게도 큰 꿈을 가지라고 이야기한다.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없으면 꿈을 꿀 수 없다. 편하다 보면 최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다.

Q. 구단 인프라

A. 축구 자체보단 환경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훈련할 운동장이 없다. 항상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운동장도 2시간 이상 쓰지 못한다. 2시간 이상 사용하다가 쫓겨난 적도 있다. 환경부터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마음대로 운동할 수 있는 운동장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강기정 시장님께서 운동장을 크게 만들어주신다. 그런 부분들이 하나씩 개선된다면 광주가 K리그1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 같다. 이렇게 목소리를 내려면 결과가 좋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노력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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