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어린 아내를 참수한 후 머리를 들고 다닌 남편에게 죄에 비해 가벼운 징역형이 선고됐다. 최근 BBC 등 외신은 이란 법원이 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편 사자드 헤이다리에게 징역 8년 2개월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충격적인 사건은 지난해 2월 후지스탄주 아바즈시에서 벌어졌다. 당시 남편 사자드는 부인인 모나(17)를 참수한 후 그 머리를 들고아바즈시 시내에 나타났다.

남성은 한 손에 긴 칼을 다른 한 손에는 모나의 잘린 머리를 들고 빙긋빙긋 웃으며 여기저기 도심을 배회했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은 곧바로 언론과 인터넷을 타고 이란 전역으로 확산했으며 수사에 착수한 당국은 남편 사자드를 체포해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보도에 따르면 희생자 부인 모다는 12살 어린 나이에 결혼해 14살에 아들을 낳았으며, 이후 남편 사자드의 가정 폭력을 참지 못하고 가출해 터키에 머무르다 친아버지와 남편에게 붙잡혀 다시 이란으로 끌려갔다.

이란 사법당국은 모다가 가족에게 불륜 사실을 들켜 터키로 달아난 것이라고 전했다. 곧 불륜에 대한 처벌로 남편이 아내를 참수한 것이라는 설명으로 이는 이른바 '명예살인'이라는 주장이다.

이란 법원은 사자드에게 비교적 가벼운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피해자의 유족이 피고를 용서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피해자 모다의 친오빠는 살인 공모 혐의로 45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이란을 포함한 이슬람권 일부 국가에서는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따라 아버지나 남자 형제가 보호자로서 아내와 미성년 자녀, 여자 형제에 대한 훈육 권리를 가진다. 일정 정도의 가정 폭력은 물론 명예살인까지 종교적 관습에 따라 허용된다.

특히 성 문제는 불명예로 간주하여 ‘명예살인’이 벌어져도 처벌하지 않는다. 성범죄 피해자에게 도덕적 책임을 물어 살해하는 것도 용인된다. 그러나 정확한 명예살인 규모는 공식적으로 파악된 바 없다. 다만 테헤란 경찰 당국은 이란 전체 살인 사건에서 명예살인이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란은 현재 지난 9월 히잡을 "부적절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구금된 젊은 여성이 숨지는 사건으로 인해 촉발된 반정부 시위로 인해 동요하고 있다.

시위와 관련해 지금까지 4명이 처형됐고, 나머지 18명은 사형을 선고받았다. 인권 단체들은 극도로 불공정한 가짜 재판이 진행 된 후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