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현호 기자 = 수원삼성이 백승호(23, 다름슈타트)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기업 법무팀에 자문을 구했다.

백승호는 서울대동초 6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9년 10월에 수원삼성 산하 유스팀 매탄중 입단에 합의했다. 그러나 2010년 3월 스페인 FC바르셀로나 유학 기회가 찾아오자 백승호 측은 수원 구단에 지원을 요청했다. 수원은 대승적 차원에서 3년간 매년 1억 원씩 총 3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그 조건은 ▲2012년 12월 31일 이후 매탄고 진학 ▲위반 시 지원금 전액 반환이었다. 양 측은 합의서를 작성했고 백승호는 스페인행 비행기에 올랐다.

수원은 백승호가 스페인 현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현지 언어(카탈루냐어)를 공부할 수 있게 지원했다. 더불어 바르셀로나 유스팀 훈련장 인근에 집과 차량도 구해줬다. 백승호의 부모에게는 생활비 명목의 지원금도 전달했다. 당시 수원 측은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라는 큰그림을 그렸다.

현지에 잘 정착한 백승호는 바르셀로나 유스팀과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즉 매탄고 진학이 어려워진 것이다. 백승호 측과 수원 구단은 2차 합의서를 작성했다. ‘K리그 복귀 시 형태와 방법, 시기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수원 입단을 약속한다’는 조건이었다.

시간이 흘러 현재 백승호는 독일 2.분데스리가 다름슈타트 소속으로 뛰고 있다. 그러나 최근 팀 내 입지가 좁아지면서 목표했던 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 발탁에 차질이 생겼다. 백승호는 독일을 떠나 K리그 복귀를 타진했다. 다름슈타트 마르쿠스 앙팡 감독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백승호가 이적을 앞두고 있어서 주말에 열리는 리그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을 계획이다. 우리는 선수의 의사를 존중한다”며 이적을 시사했다.

다만 백승호가 접근한 K리그 구단은 수원이 아닌 디펜딩 챔피언 전북현대였다. 전북 백승권 단장 및 김상식 감독은 언론을 통해 “백승호 측과 순조롭게 협상하고 있다. 3개 대회(K리그, ACL, FA컵) 우승을 위해서는 백승호처럼 다재다능한 선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합의서를 작성하고 수억 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은 수원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수원 관계자는 “저희는 백승호 선수 측이 K리그 복귀를 알아볼 때 당연히 우리 구단에 먼저 연락할 줄 알았다. 기다리고 있었는데 끝내 연락이 오지 않았다”며 “지금처럼 다른 구단 이적을 추진하면 합의서 내용을 바탕으로 법적 분쟁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 유학 시절 지원했던 3억 원 반환은 물론이며 손해배상도 청구할 계획이다. 합의서 약속을 어긴 건 우리 구단의 명예를 훼손시킨 행위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사안은 단순히 선수와 구단의 문제에 그치는 게 아니라 K리그 유스 시스템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목소리 높였다. 끝으로 이 관계자는 “모기업 법무팀에서 법적 절차 검토를 마쳤다”고 덧붙이며 법적 분쟁을 예고했다.

사진=인터풋볼, 수원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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