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풋볼] '축구'는 한 마디로 정의될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너무나도 복잡한 규정과 규칙, 용어 등이 등장한다. 이도 축구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임은 확실하나, 때로는 그것들에 대한 정의 또는 설명이 부족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인터풋볼은 매주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그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갖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잉글랜드는 레스터 시티의 돌풍으로 시끄럽다. 이미 돌풍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레스터는 우승을 향해 거침없이 진격하고 있다. 하지만 뜻밖에 암초를 만났다. 바로 팀의 핵심 공격수 제이미 바디의 퇴장이다.
레스터는 지난 17일 (한국시간)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경기에서 레스터는 극적인 승점 1점을 회득했지만 바디가 퇴장을 당했다.
사건은 후반 11분 발생했다. 빠르게 돌파하던 바디는 박스 안에서 오그본나와 경합했고 이후 충돌 과정에서 쓰러졌다. 이후 바디는 강력하게 주심에게 항의를 했지만 오히려 주심은 바디에게 경고를 줬다. 그의 넘어지는 행동을 시뮬레이션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미 경고가 있던 바디는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그럼 시뮬레이션의 기준은 뭘까?
# 시뮬레이션? 헐리웃 액션? 다이빙?

축구 경기에서 일부 선수들이 반칙을 당하지 않았지만 상대방에게 파울을 얻어내기 위해 통증을 호소하거나 넘어지는 모습들은 자주 등장하는 행동이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발간한 경기의 규칙을 자세히 들여다봐도 이에 대해 긴 설명은 없었다. 그저 포괄적인 단 한 줄로 이 반칙 행위가 설명되어 있다.
이 설명은 선수의 반칙 행위에서 ‘부상을 가장하거나 또는 반칙을 당했다고 주심을 속이기 위한 시도를 한다면(시뮬레이션)’이라고 설명했다. 그저 심판을 속이는 행위로 규정할 뿐 다이빙, 헐리웃 액션 같이 자세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았다. 현대 축구에서 이런 행동이 점점 더 증가하기에 명확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
여전히 이 부분에 대해선 주심이 주관적인 판단으로 두 눈에 의지해 선수의 행동을 판단해야 한다. 보통 주심은 상대선수에게 반칙을 당하지 않았지만 마치 반칙을 당한 것처럼 넘어지는 선수에게 경고를 부여한다. 반대의 경우로도 심한 반칙을 했지만 별일 없었다는 듯이 넘어가는 선수도 있다.
# 바디의 행동은 다이빙일까? 오심일까?

느린 화면으로 이 장면을 봐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직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축구 종주국인 영국 역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티에리 앙리는 바디의 행동은 다이빙으로 판단했다. 앙리는 “바디가 영리하게 다이빙을 했다. 오그본나의 다리 사이에 자신의 다리를 밀어 넣으며 자연스럽게 넘어졌다. 왜 득점에 더 신경을 쓰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EPL의 주심이었던 더못 갤러거 역시 “처음 바디가 경고를 받은 것은 그 전에 보였던 반칙이 누적됐기 때문이다”며 첫 경고에 대해 밝혔고 이어 “확실한 다이빙이고 페널티킥을 위해 넘어졌다. 바디가 먼저 오그본나 쪽으로 움직이며 접촉했다. 만약, 수비가 잡았다면 앞으로 넘어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레스터 시티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바디는 다이빙을 하지 않았다”며 오심을 주장했다. 또 영국 언론 ‘텔레그래프’의 마크 오그덴 기자 역시 “주심은 바디가 다이빙을 했다고 판정했고 결국 퇴장을 선언했다. 하지만 접촉이 있었다. 페널티킥이 나왔어야 하는 장면”이라고 언급했다.
사실 이 경기에선 바디의 다이빙 파울보다 모스 주심의 객관적이지 못한 판정에 많은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만큼 다이빙에 대해선 명확한 기준이 없고 판단이 한 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결국 바디는 이 판정에 강하게 항의했고 현재 욕설로 추가 징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 미래의 다이빙, 헐리웃 액션의 처벌

현재 부실한 규정으로 시뮬레이션 반칙에 대해선 판정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선수들의 다이빙 행위에 대해 조사하는 로비 윌슨 박사는 다이빙으로 인해 보상이 자주 돌아오는 리그는 더욱 다이빙 행동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다이빙의 행위를 줄이기 위해선 더욱 엄격한 징계가 필요하다.
로비 윌슨 박사는 “진보적인 호주 A리그와 미국프로축구(MLS)는 선수의 다이빙 행위에 대해 구분지어 징계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것은 다이빙에 대한 이익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MLS는 다이빙에 대해 징계 위원회가 사후 비디오 판독을 통해 벌금과 함께 징계를 내린다.
일부는 시뮬레이션 행위가 선수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행동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시뮬레이션 행동이 계속될수록 실제 선수들의 부상 역시 의심이 섞일 수 있다. 따라서 실제 부상으로 긴급한 선수마저 시뮬레이션 파울로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 흐름에 따르면 시뮬레이션 반칙의 처벌은 더욱 다양하고 강력해질 전망이다.
글=박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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