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유지선 기자= 소문난 잔치답게 시끌벅적했다. 신기록부터 골 잔치, 아찔한 부상 장면까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은 90분이었다.

맨시티는 9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경기에서 5-0으로 승리했다. 

# 흐름 바꾼 마네의 퇴장, 아찔했던 에데르손 부상

전반전 중반까지만 해도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다. 전반 24분 아구에로가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리버풀도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그러나 전반전 막바지에 승기가 맨시티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마네의 실수가 치명적이었다. 마네는 전반 37분 에데르손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발을 높이 들었다는 이유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마네는 공을 보고 발을 뻗은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에데르손 골키퍼가 앞으로 나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던 상황에서 위험한 행동을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당시 마네의 발에 얼굴을 강하게 맞은 에데르손은 오랫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목 보호대와 호흡기를 착용한 채 들것에 실려 브라보 골키퍼와 교체됐다. 함성이 가득했던 에티하드 스타디움 관중석에도 어느새 곳곳에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마네의 퇴장은 치명적이었다. 수적 열세에 놓인 리버풀이 전반전 추가시간에 제주스에게 추가 실점했고, 후반전에 3골을 내리 허용하면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것이다. 위르겐 클롭 감독도 경기 종료 후 “마네의 퇴장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인정하면서 “마네는 에데르손을 보지 못했다. 레드카드를 받을 만한 반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 ‘5골 폭발’ 맨시티, 개막 후 한 팀 최다골 기록

맨시티가 전반전 에데르손의 부상으로 한바탕 홍역을 앓았다면, 후반전에는 골 잔치로 맨시티 팬들의 갈증을 말끔히 해소시켰다. 맨시티는 후반 8분 문전에서 아구에로가 내준 공을 제주스가 깔끔하게 골로 마무리했고, 후반 31분과 후반 추가시간에는 사네가 멀티골을 기록하면서 5-0 완승을 거뒀다.

한 팀이 5골을 기록한 건 올 시즌 EPL 개막 후 맨시티가 처음이다. 화력한 공격진에 비해 저조한 결정력으로 답답함을 호소했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50분 가까이 10대 11로 싸우는 건 굉장히 유리한 상황이지만, 10명을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선수들이 아주 잘해줬다”며 활짝 웃었다.

# ‘124골’ 아구에로, 비유럽권 선수 최다골 경신!

아구에로도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날 터뜨린 득점으로 비유럽권 선수를 통틀어 EPL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린 선수가 된 것이다. 아구에로는 총 124골로, 드와이트 요크(123골)를 제치고 당당히 비유럽권 선수 득점 1위 자리에 올랐다.

아구에로는 그동안 리버풀을 상대로 한 홈경기에서 꾸준히 득점에 성공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골을 터뜨리면서 리버풀과의 홈경기에서 6경기 연속골이란 진기록도 세웠다. 모두를 놀라게 한 마네의 퇴장과 에데르손의 부상, 거기에 화끈한 골 잔치와 아구에로의 신기록 행진까지 이어지면서 먹을 것 많았던 잔칫날이 됐다. EPL에서 클롭 감독을 상대로 첫 승을 거둔 과르디올라 감독의 복수전 또한 여기에 더해진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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