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유지선 기자= 최근 카탈루냐의 독립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스페인 대표팀이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월드컵 ‘직행 티켓’ 사냥에 나선다.

스페인은 오는 7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스페인 알리칸테에 위치한 호세 리코 페레스 경기장에서 알바니아를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최종예선 G조 9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정치 문제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펼쳐지는 경기다.

# 카탈루냐 독립 문제로 시끄러운 스페인

스페인은 현재 독립을 원하고 있는 카탈루냐 지역과 스페인 중앙정부의 충돌로 시끄럽다. 카탈루냐 지역은 최근 지방 독립 투표를 진행했고, 스페인 중앙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무력을 사용했다. 그럼에도 카탈루냐 지방의 독립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90%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독립을 찬성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 것이다.

다수의 스페인 현지 언론은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조만간 독립을 선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폭력 사태까지 발생하자, 카탈루냐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축구팀 바르셀로나 구단도 공식 성명서를 발표하고 “카탈루냐 지방에서 시민들의 민주적 권리를 빼앗기 위해 벌어진 모든 행동들을 규탄한다”라며 스페인 중앙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독립 문제로 인한 갈등이 스페인 대표팀에도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됐다. 선수들의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온 것이다. 스페인 대표팀에는 현재 헤라르드 피케,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 카탈루냐 출신 선수들이 이번 소집 명단에 어김없이 이름을 올렸다.

실제로 독립을 지지하는 피케의 발언으로 인해 분위기가 냉랭해진 상황이다. 피케는 지난달 말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독립 투표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남겼고, 그로인해 분노한 스페인 축구팬들이 피케를 향해 야유를 보내면서 뭇매를 맞아야 했다. 알바니아전에서도 피케는 팬들의 야유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분위기 단속 나선 라모스,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

보다 못한 ‘캡틴’ 세르히오 라모스가 진화에 나섰다. 라모스는 5일 스페인 ‘마르카’를 통해 “정치와 스포츠가 엮이는 것은 실수다. 우리에게 이번 한 주는 굉장히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물론 팬들도 각자의 생각을 말할 자격이 있다. 그러나 정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현 상황이 달갑지는 않다. 이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란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그는 “나는 스페인 대표팀의 주장이다. 감독을 비롯해 피케와 함께 가장 먼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면서 “피케는 자신의 생각을 이미 밝혔다. 비록 생각하는 방식이나 감정 등은 다를지 몰라도,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모두 각자의 생각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본선 직행 티켓이 걸려있는 중요한 순간에 선수단이 동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라모스가 목소리를 낸 것이다. 스페인은 현재 G조 1위에 랭크돼 있지만, 남은 2경기 결과에 따라 직행 티켓의 주인공이 가려지게 된다. ‘2위’ 이탈리아가 승점 3점으로 뒤쫓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목표는 동일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 목표다. 한 배에 탄 우리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어떤 문제도 있어선 안 된다”며 정치적 문제로 인해 대표팀 내 분위기가 흐트러져선 안 된다고 당부한 라모스, 정치적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스페인이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챙길 수 있을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주변의 거센 파도에 흔들리지는 않을지 ‘무적함대’를 향해 우려의 시선이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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