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울산] 서재원 기자= 위기가 있었기에 성장이 가능했다. 그러나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고삐를 더욱 당겨야 할 때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유럽의 강호 세르비아와 평가전에서 구자철의 페널티킥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11월 A매치에서 1승 1무의 좋은 성적을 거뒀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분명 위기였다. 신태용호뿐 아니라 한국 축구 전체가 그랬다.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모든 것을 뒤엎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 위기론에 10월 A매치가 기름을 부었다. 러시아와 모로코에 연이어 완패를 당한 신태용호는 사면초가에 놓였다.

“저마저도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혹시나 11월에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떡하나라는 생각도 했다”는 신태용 감독의 말처럼 모두가 ‘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에이스 손흥민 역시 소집 당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항상 무거운 마음으로 대표팀에 온다. 누구보다 잘 해야 하는 것을 자 알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서 그 무게감이 느껴졌다.

위기를 느낀 신태용호는 모든 것을 바꿨다. 토니 그란데 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의 합류는 그 시발점이었다. 신태용 감독도 배운다는 자세에서 동업을 시작했다. 마치 11월 평가전을 실전처럼 준비했다. 신태용 감독이 11월 A매치를 준비하는 분위기는 마치 지난 U-20 월드컵 본선을 연상케 했다.

그 결과 성공적인 성과를 얻었다. 11월 A매치 기간에 펼쳐진 2경기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상대 역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 동유럽의 복병 세르비아였다. 한국 보다 우위의 팀이었고, 이들을 상대로 무패를 기록한 점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었다.

결국 위기가 있었기에 성장도 있었다. 세르비아전에서 페널티킥 득점을 올린 구자철도 “10월의 교훈이 너무나 컸다”면서 “11월에 느끼는 게 많다. 솔직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의욕과 동기부여도 다시 살아났다. 더 책임감을 갖고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에 만족한다면 또 언제 원상태로 돌아갈지 모른다. 그래서 더욱 고삐를 당겨야 한다. “한 경기를 잘했다고 해서 만족하건나 앞으로 있을 경기에 대해 준비하지 않는다면 월드컵에서 결과는 뻔하다.” 기성용의 말처럼 선수들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11월을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 그 점이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다음달에 있을 동아시안컵에서는 상대보다 더 많이 뛸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 ‘한국 축구가 아직 살아있구나’라는 모습을 보이도록 준비하겠다.”

신태용 감독도 더욱 고삐를 당기겠다고 했다. 12월을 넘어 2018년에 더욱 성장할 신태용호가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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