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함부르크(독일)] 이명수 기자= “(이)재성이 형 경기 다음날 훈련장 라커룸을 갔다. 팀 동료들이 왜 이재성을 우리 팀에 데려오지 않고 킬에서 뛰고 있느냐고 하더라. (이)재성이 형이 자랑스러웠다”

이재성의 활약이 독일 전역을 흔들었다. 이재성과 같이 독일 2부리그에서 뛰고 있는 박이영은 이재성의 인기를 실감했고, 훈련장에서 있었던 일화를 전했다.

박이영의 소속팀 상파울리는 11일 새벽 3시 30분(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에 위치한 밀레른토어 슈타디온에서 열린 다름슈타트와의 2018-19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2(2부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박이영은 팀의 완승으로 인해 교체 출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상파울리는 다름슈타트에 일방적 공세를 펼쳤다. 점수차가 벌어지자 상파울리 벤치는 경기 중 부상자와 부상 복귀 선수들을 위주로 교체를 실시하며 박이영은 아쉽게 선택받지 못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박이영은 “경기를 뛰지 못해서 아쉽긴 하지만 팀이 2-0 승리를 거둬서 좋다”면서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박이영이 뛰고 있는 독일 2부리그에 새로운 한국 선수가 합류했다. 바로 홀슈타인 킬의 이재성이다. 이재성은 킬 이적 후 첫 경기에서 함부르크를 상대로 2도움을 기록했고, 독일 ‘키커’ 선정 주간 베스트일레븐, 주간 MVP 등을 휩쓸며 인상 깊은 활약을 초반부터 선보이고 있다.

박이영이 뛰고 있는 상파울리의 연고지 함부르크와 이재성의 킬은 1시간 거리로 매우 가깝다. 또한 두 선수는 4년 전부터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던 사이였고, ‘독일 새내기’ 이재성은 ‘독일 4년차’ 박이영에게 궁금한 것들을 물어 보던 중이었다.

박이영은 “(이)재성이 형이 함부르크와 경기 뛰는 것을 중계로 봤다. 너무 잘하는 것 같았다”면서 “막아야 하는 수비수 입장에선 시야가 너무 좋다. 미리 공을 받기 전에 어디서 공을 받아야할지 수비수가 압박하기에도 애매하고 물러서기에도 애매하고 타이밍을 잡지 못하게 한다. 공 관리도 좋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이어 박이영은 재미있는 일화를 전했다. 이재성이 함부르크를 상대로 펄펄 난 다음날, 박이영이 오전 훈련을 위해 훈련장을 가자 동료 선수들의 타박이 쏟아졌다. 바로 왜 이재성과 같이 잘하는 한국 선수를 팀에 소개하지 않았냐는 것.

박이영은 “경기 다음날 오전 훈련을 갔는데 선수들이 왜 저렇게 잘하는 이재성을 상파울리로 데려오지 않았느냐고 했다”면서 “이재성의 활약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박이영은 어느덧 독일 생활 4년 차이다. 지난 시즌 중앙 수비수,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 등을 가리지 않고 소화하며 리그 15경기 1골을 기록했다. 박이영은 “가까운 곳에 한국 선수(이재성)가 와서 좋다”면서 “지금까지 해왔듯이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새로운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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