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임재원 기자= EPL 우승 경쟁보다 4위 싸움이 더 재밌다.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경쟁은 일찌감치 한 쪽으로 기울어졌다. 아직 시즌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맨체스터 시티의 독주가 워낙 거세 다른 팀이 경쟁조차 되지 않는다. 맨시티는 17라운드까지 16승 1무 승점 49점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는 벌써 11점 차이다.

맨시티의 우승이 사실상 유력해진 만큼 이번 시즌 EPL의 초점은 다른 곳으로 쏠린다. 바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이 달린 4위 경쟁이다. 우승을 못한다는 가정 하에 최소 4위 안에는 들어야 체면치레는 할 수 있다.

현재 맨유와 첼시는 이 경쟁에 한 발 앞서 있다. 두 팀은 각각 승점 38점과 승점 35점으로 2,3위에 위치해 있다. 두 팀 모두 현재 순위에 위치한 이후로는 좀처럼 내려올 생각을 않고 있다. 그러나 맨유와 첼시 모두 UCL을 병행하는 만큼 안심할 수 없다.

그 아래부터는 초박빙이다. 현재 4위 토트넘 홋스퍼부터 7위 아스널까지의 승점 차이는 불과 1점이다. 한 경기 만에 7위 팀이 4위로 올라갈 수도 있고, 4위 팀이 7위로 떨어질 수 있다. 남은 경기에서도 치고 받는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도 순위 변동은 극심했다. 불과 지난주까지 리버풀과 아스널이 토트넘과 번리보다 위쪽에 위치했었다. 그러나 리버풀, 아스널이 나란히 17,18 라운드에서 연달아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반면 토트넘과 번리는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수직상승했다.

특히 번리의 선전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션 디쉬 감독의 지휘 아래 EPL에서 가장 강력한 수비진을 구축했다. 선수들의 면면은 화려하지 않지만 특유의 끈적한 축구로 승점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이번 시즌 번리는 경기당 득점이 1골을 넘지 않는다. 그러나 최소 실점 부문에서 맨시티, 맨유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그 어떤 상대도 쉽게 넘볼 수 없는 상대다.

여기에 레스터 시티가 조용히 반전을 노리고 있다. 시즌 초반 강등권까지 떨어졌던 레스터는 클로드 퓌엘 감독이 부임한 이후, 예전의 영광을 되찾고 있다. 특히 리야드 마레즈와 데마라이 그레이가 절정의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팀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 현재 레스터는 7위 아스널에 불과 4점 뒤진 8위에 위치해 있다.

맨시티의 독주로 인해 자칫 재미가 떨어질 뻔 했던 EPL에 새로운 재미가 생긴 셈이다. 한순간의 방심은 UCL 티켓 실패로 이어진다. 자칫하다가는 유로파리그 티켓까지 잃을 수 있다. 과연 운명의 4위는 누가 차지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순위(17라운드 기준)

1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49점)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38점)

3위: 첼시(승점 35점)

4위: 토트넘 홋스퍼(승점 31점)

5위: 리버풀(승점 31점)

6위: 번리(승점 31점)

7위: 아스널(승점 30점)

8위: 레스터 시티(승점 2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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