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 독립 투표로 인한 갈등이 축구로도 이어졌다. 라스팔마스가 일방적인 결정을 내린 바르셀로나에 분노를 표했다.

바르셀로나와 라스팔마스의 2017-18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7라운드는 우여곡절 끝에 치러졌다. 경기날인 1일(한국시간)은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 독립 투표가 예정된 날이었기 때문이다.

스페인 중앙 정부의 비판 속에서도 카탈루냐 주정부는 주민 투표를 강행했다. 이에 스페인 중앙 정부는 경찰력까지 투입해 투표장을 폐쇄하고 무력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이들을 진압했다. 그 과정에서 오전에만 337명(카탈루냐 주정부 추산)이 부상을 당했다.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 지방의 주도이기 때문에 이 상황이 경기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다. 도시 전체가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경기를 강행하는 것 자체가 안전상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었다.

이에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축구협회에 경기 연기를 요청했다. 카탈루냐 축구협회도 현지시간으로 1일 오후 2시 이후에 열리는 모든 축구 경기를 연기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에 페인 '문도데포르티보', 프랑스 'RAC'등 유력 언론들이 속보로 "바르셀로나와 팔마스의 경기가 연기됐다"고 알렸다.

그러나 스페인 축구협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기 연기는 카탈루냐 축구협회와 바르셀로나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경기를 연기할 경우 승점 6점 삭감 징계를 내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결국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바르셀로나는 무관중 경기로 라스팔마스전을 진행해야 했다. 스페인 축구협회도 해당 방안에 동의했다. 경기 결과는 바르셀로나의 3-0 승. 그러나 텅 빈 캄프 누에서의 승리였기에 그 기쁨은 반감됐다.

경기는 끝났지만 바르셀로나와 라스팔마스의 설전은 계속됐다. 이미 경기 전부터 라스팔마스는 스페인 국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해 바르셀로나와 대립각을 세운 상황이었다.

경기 후 스페인 ‘마르카’와 인터뷰를 가진 라스팔마스의 파트리시오 비나요 이사는 경기 연기 신청과 무관중 경기 진행 등의 모든 결정 상황에서 라스팔마스 측의 의견이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르셀로나는 우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바르셀로나와 경기가 갑작스럽게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자, 라스팔마스는 원정 팬들에게 티켓 값을 환불해 줄 것을 알렸다.

한편 라스팔마스의 미드필더 조나단 비에라는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현지 취재진과 만나 “상당히 복잡했다. 그 누구에게도, 축구 자체에도 좋지 않은 일이다”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아무도 준비돼 있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 어떤 일도 발생하지 않아서 다행이다”고 이날 경기에 대해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라스팔마스의 시모 나바로 역시 “이상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치러졌다”면서 경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던 상황에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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