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풋볼] 골키퍼는 이제 더 이상 기피 포지션이 아니다. 그만큼 현대 축구에 있어서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우리는 골키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초의 무실점 경기 골키퍼이자, 골키퍼의 스타플레이어 시대를 열었던 '레전드' 최인영이 차원이 다른 축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편집자주]
축구선수로 성장해서 프로축구 선수로 활동하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이 있다.
프로축구팀의 선택을 받기도 어렵거니와 프로축구팀에 선택을 받더라도 주전선수로 성장해야 하고 주전선수로 성장하더라도 계속해서 팀에서는 전력에 도움이 되는 선수들을 계속 영입하기 때문에 주전자리를 지키는 것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프로선수로 뛰는 것도 이렇게 어려운데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한번 쟁취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프로선수 생활하면서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가 우승을 한번이라도 은퇴하는 선수보다 몇 배는 더 많다.
이번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인 손흥민 선수가 2024-25시즌 유로파리그에서 토트넘의 주장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장면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이다. 손흥민 선수뿐만 아니라 토트넘의 모든 선수, 토트넘 팬 그리고 국내의 축구 팬들도 2025년 최고의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에 입성해서 활동한 지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많은 팬들이 손흥민 선수의 활약상을 보면서 행복을 느꼈을 것이고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에 행운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이번 우승이 왜 중요할까?
이미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득점왕을 받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멋있는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푸스카스상도 받은 적이 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이루었고 마지막 우승 트로피만 없었다. 물론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한 적이 있지만 축구 세계에서는 우승 이외는 모두 패배한 것으로 생각한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상위권 팀으로 평가받지만, 우승권에는 가지 못했다. 올해 손흥민에게는 이적설, 팀의 프리미어리그 17위 등 여러 가지 악재가 있는 가운데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 것이 위안이 됐을 것이다. 자칫 2부 리그로 떨어질 수 있는 최악의 리그 성적, 마지막 선수 생활 위기 상황에서 유로파리그 우승은 손흥민 선수에게는 여러모로 마음의 위안을 얻었으리라 본다.
손흥민 선수의 우승은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에게도 다행스러운 결과이다. 마지막 남은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도 청신호를 줬다고 보고 프리미어리그의 부진 속에 얻은 값진 우승에 박수를 보낸다.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손흥민 선수의 활약을 기대한다.
글=최인영(1994년 미국 월드컵 국가대표 골키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