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박주영(29, 왓포드) 발탁이 과연 옳은 선택이 될 수 있을까. 모든 책임은 홍명보 감독에 달렸다.

홍명보 감독이 기어코 논란의 중심이 된 박주영를 대표팀에 호출했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의 원칙마저 깨뜨렸다. 그만큼 의지가 확고했다.

홍명보 감독은 “그리스전은 그의 몸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라며 박주영의 선발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진은 다른 포지션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그나마 김신욱이라는 걸출한 공격수를 발견했지만 홍명보 감독은 다른 유형의 공격수가 필요했고, 그 적임자는 박주영이었다.

사실 예견된 일이었다. 축구팬들은 언젠가 홍명보 감독이 박주영을 호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보다 시기가 늦어졌을 뿐이다.

감독 부임 초 소속팀 경기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는 대표팀에 뽑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정작 제대로 지켜진 적은 없었다. 소속팀에서 벤치를 줄곧 지키던 윤석영, 지동원이 대표팀에 선발된 바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박주영은 줄곧 외면했다. 무언가 여론을 의식하는 듯 보였다. 어차피 결국 뽑을거면 눈치보지 말고 조기에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보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에 대한 신뢰가 매우 두텁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와일드 카드 3장 가운데 한 자리를 모두 박주영으로 채웠다.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박주영 선발을 두고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일본과의 3,4위전에서 박주영의 결승골에 힘입어 동메달이라는 수확을 일궈내자 비난 여론은 말끔히 사라졌다.

하지만 올림픽과 월드컵은 다르다. 올림픽은 와일드카드가 소수 포함되긴 하지만 23세 이하의 연령별 대회다.

또한 박주영은 지난 1년 동안 제대로 된 실전 경기를 거의 소화하지 못했다. 올 시즌 전반기 아스날에서 리그컵 1경기 교체 출전에 그쳤으며, 왓포드 임대 이적 이후 고작 2경기에 출전한 게 전부다.

박주영의 실전 감각을 가늠해볼 수 있었던 경기는 지난달 23일 열린 볼턴 원더러스전이다. 이날 박주영은 선발 출전해 61분을 소화했지만 둔탁한 움직임으로 일관한 끝에 슈팅 0개 만을 기록, 조기에 교체 아웃됐다. 이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면 홍명보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어느 정도 증명할 수 있었는데 박주영의 플레이는 실망감을 남겼다.

냉정하게 2부 리그 중위권팀에서도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박주영의 현 주소다.

그럼에도 홍명보 감독은 이번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박주영에게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정작 박주영이 그리스전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도 그의 브라질행은 이변이 없는 한 유력하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홍명보 감독이 과감한 선택을 내린 이상 모든 것을 월드컵 본선에서 결과로 증명해보여야 할 때다.

글=박시인 객원 에디터

사진=스포탈코리아

# 객원 에디터는 축구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다루기 위해 축구의 모든 것 '인터풋볼'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 에디터의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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