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안산] 박주성 기자= 레바논이 7시간의 시차가 있는 한국에서도 침대축구를 보여줬다. 추운 날씨도 그들의 침대축구를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후반 막판 이정협(24, 울산현대)이 등장해 그들을 정신이 번쩍 들게 깨웠다.
레바논은 24일 오후 8시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2차예전 7차전 홈경기에서 G조 1위 대한민국과 맞붙어 이정협에 결승골을 허용하며 0-1 패배를 기록했다. 극적인 주인공은 이정협이었다.
경기 내내 레바논 선수들은 바닥에 드러누웠다. 작은 충돌에도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들것은 계속해서 경기장으로 투입됐다. 후반 17분에도 사소한 충돌을 빌미로 계속해서 그라운드에 누우며 침대축구를 보여줬다.
레바논 선수들이 침대축구를 펼칠 때 3만여명의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다. 하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바닥으로 향했고 들것을 불러들였다.
사실 무승부는 레바논에 굉장히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1위인 한국 원정에서 승점을 가져갔다는 점을 생각하면 레바논에선 미소를 지었을 일이다. 이유는 쿠웨이트의 몰수패로 레바논이 2위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전 레바논은 승점 10점으로 G조 3위에 머물렀다. 쿠웨이트와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쿠웨이트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반전이 생겼다. 쿠웨이트가 몰수패를 당하며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월드컵 2차 예선에선 8개의 조에서 1위 8팀이 올라가고 2위 중 상위 4팀이 최종예선에 진출한다. 한국전 이후 약체 미얀마와 맞붙는 레바논엔 이번 무승부로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후반 24분 이정협이 황의조와 교체되어 경기장을 밟았다. 그리고 후반 막판 극적인 골을 성공시키며 레바논의 침대를 뒤엎었다. 완벽할 뻔했던 레바논의 침대축구는 이정협의 득점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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