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2014 FIFA(국제축구연맹) 브라질 월드컵이 D-Day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룬 대한민국 A대표팀의 도전도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계속된다. 본선 무대에서 나설 23명 태극전사의 최종 확정되었고,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새로운 신화를 쓰기 위한 마지막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23명 중에서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는 단 11명.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을 최후의 11명이 되기 위한 경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준비했다. 이번 ‘핫 라이벌’은 기성용의 파트너, 중원을 책임질 ‘진공청소기’ 박종우(25, 광저우 부리)와 한국영(24, 가시와 레이솔)이다.
장점 : ‘파워풀’ 박종우 vs ‘영리함’ 한국영
2012 런던 올림픽을 시점으로 박종우와 한국영의 운명은 엇갈렸다. 박종우는 올림픽에서 맹활약하며 사상 첫 동메달을 따는데 기여했다. 한국영은 올림픽 직전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소속팀에서 꾸준히 활약한 둘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나란히 승선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종우는 ‘투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만큼 저돌적이고 투지가 넘친다. 상대와 몸싸움을 마다치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스타일이다. 한국영도 박종우의 스타일과 비슷하다. 그러나 둘의 장점은 확연히 구분된다. 박종우가 파워풀하다면 한국영은 영리하다. 힘 싸움이 필요할 때 박종우, 기술이 뛰어난 상대를 만날 때 한국영을 넣어야 밸런스가 맞다. 기성용과의 호흡은 둘 다 좋으므로 컨디션과 전술적 활용가치를 고려해 본선 무대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단점 : 박종우, 자신감 회복 시급 vs 한국영, 부상 트라우마 극복해야
박종우는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하락세를 걸었다. ‘독도 세리머니’로 주목을 받았고, 동메달 수여가 자꾸 미뤄지며 심적 부담을 받았다. 동메달 수여가 확정된 이후에도 경기력은 올라오지 않았다. 최강희 전임 감독, 홍명보 감독이 부임한 후에도 대표팀에 꾸준히 승선했지만 비주류였다. 추진력을 잃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올 초 부산 아이파크에서 광저우 부리(중국)로 이적했지만,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본인 스스로 ‘활동량, 커버링’이 장점이라고 했던 박종우. 자신감을 찾는 게 급선무다.
한국영은 J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내공을 쌓았다. 그리고 지난해 홍명보 감독이 부임한 후 주전 자리를 꿰찼다. 황태자까지는 아니더라도 박종우가 주춤한 틈을 타 기성용의 파트너로 입지를 다졌다. 나무랄 데가 없지만, 그도 아킬레스건이 있다. 바로 부상 트라우마다. 부상을 당하면 회복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애를 먹는다. 게다가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당한 부상이라 상심이 컸을 게 뻔하다. 이를 극복해야 본선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홍심(心)은 어디로?
홍명보호는 지난달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0-1패)와 국내에서 마지막 평가전을 가졌다. 홍명보 감독은 최상의 멤버를 가동했다. 한국영이 있었다. 패배로 빛이 바랬으나 한국영은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 활발히 움직이며 상대 공격 루트를 차단,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백업 플레이를 했다. 부상 트라우마도 어느 정도 극복한 모습이었다. 한국영은 “기성용과 호흡도 좋았다. 본선에서는 더 탄탄해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부상에 대해서도 “두려움은 사라졌다. 두려워하면 선수로서 자세가 안 된 것”이라며 자신감에 가득 찬 모습이었다.
한국영은 박종우보다 경쟁에서 앞서있다. 그렇다고 박종우에게도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심히 훈련하며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고 있다. “런던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묵묵히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올 것이다”라며 조급해하지 않았다.
이현민 기자
사진=(좌)박종우-(우)한국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