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최고의 투톱이었던 이명주와 김승대 전반기 최고의 투톱이었던 이명주와 김승대

[인터풋볼] 올 초 K리그 클래식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명주(24, 알 아인)-김승대(23)-손준호(22, 이상 포항 스틸러스) 삼각편대를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볼 수 있을까. 확신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 승선이 유력한 김승대가 이명주, 손준호와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뛰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승대는 9일 상주 상무와의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원정에서 2도움을 기록하며 포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기대했던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으나, 상대 견제를 뚫어내는 재치와 놀라운 집중력으로 골만큼 값진 도움을 올렸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승대는 “전북을 따라가기 위해 승점 3점이 필요했다. 형, 동생들과 함께 열심히 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경기 전에는 득점 욕심이 컸지만, 마음을 비우고 팀 플레이에 집중하다 보니 2개의 도움을 올렸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전반기에 7골로 김승대(현재 8골)는 득점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지난 7월 12일 울산전에서 후반기 첫 골을 신고한 후 한달 가까이 침묵 중이다. 그 사이 이동국(전북 현대, 9골), 이종호(전남 드래곤즈, 9골)에게 선두를 내줬고, 김신욱(울산 현대, 8골)에게 따라 잡혔다. 환상의 짝이던 이명주의 이적이 김승대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 황선홍 감독도 "없다면 거짓말이다"라고 어느 정도 전력 누수를 인정했다.

이날 김승대는 이명주의 빈 자리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명주 형과 나의 호흡이 좋았고, 함께 뛰면서 즐거웠다. 더불어 팀 성적까지 좋았기에 그렇게 보시는 것 같다. 명주 형이 팀에 기여한 게 많았지만, 이미 다른 선수들이 잘 메워주고 있다"면서, "후반기 들어 득점이 저조한 부분은 내가 조급해서 기회를 많이 날렸다. 그리고 팀이 조금 흔들렸던 이유는 부상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제 부상 선수들도 돌아오고, 상주전을 기점으로 더욱 좋아질 것으로 확실한다"고 했다.

이어 이야기는 자연스레 아시안게임으로 옮겨갔다. 김승대는 상주전 활약으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승선 청신호를 켰다. 현재 포항에서는 손준호, 박선주, 문창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손준호가 뽑힐 가능성이 높다. 또, 환상의 짝이었던 이명주도 와일드 카드 물망에 올랐다.

김승대는 “아시안게임에 대해 생각 안 하려 한다. 아직 모르겠다. 가게 된다면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내겠다”면서, 이명주와 손준호의 승선에 대해서는 “특정 선수에 대해 생각해 본적 없지만, 만약 명주 형과 준호가 함께 간다면 좋은 경기를 펼칠 자신이 있다. 우리 세 명은 어릴 때부터 발을 맞췄고, 서로에 대해 잘 안다. 또, 이번 대표팀에 우수한 선수들이 많아 시너지 효과를 낼 것 같다”고 기대했다.

올 초 세 선수는 포항이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이명주의 갑작스런 이적으로 불발 됐지만,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다시 한 그라운드를 누빌 가능성이 열렸다.

이미 지난 4월 16일 세레소 오사카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5차전 원정에서 김승대-이명주-손준호 ‘포철-영남발 종합선물세트’는 진가를 발휘했다. 이명주와 김승대는 최전방 투톱으로 나서 한 골씩 기록했고, 손준호는 허리에서 세레소 미드필더를 쓸어 담았다. 이명주의 세련미 넘치고 정확한 패스, 김승대의 순간 돌파와 결정력, 손준호의 커팅과 활동량이 어우러지며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었다. 아시아 무대에서 검증되었다. 그런 만큼 아시안게임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

김승대의 바람대로 이명주-손준호와 함께 포항에서 못다 이룬 아시아 정벌 꿈을, 태극마크를 달고 이룰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상주=이현민 기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스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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