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이끈 홍명보 감독이 올림픽을 마친 소감과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미래의 계획 등을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1층에서 2012 런던 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을 가졌다. 홍명보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응원하는 국민들의 성원이 선수들에게 잘 전달됐고, 선수들도 강한 목표의식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 감독 부임 때부터 강조했던 혼과 열정이 크게 작용했다. 그리고 세계 대회에 코치로서 나갔을 때 부족했던 점을 코칭스태프들이 철저하게 분석했던 것이 첫 메달을 따는 데 힘이 된 것 같다”며 동메달 획득의 원동력을 꼽았다.

이어 해외 진출을 눈앞에 둔 선수들에게 “과거를 통해 배워야 한다. 무조건 빅클럽이나 금전적으로 이득이 되는 곳에 가기 보다는 많은 경험을 해야 하는 시기라 본다. 운동장에서 뛸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는 곳에 간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한국축구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조언을 남겼다.

그는 기억에 남는 경기로 일본과의 3/4위전을 꼽으면서 “실질적으로 3/4위전에서 일본 만나지 않고 다른 팀 만났으면 솔직히 쉽지 않은 경기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메달을 따야 병역을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텐데, 일본이 상대로 결정되면서 우리 선수들이 동메달 획득과 더불어 강한 승부근성이 필요한 경기가 됐다. 그 부분을 선수들에게 영감을 줬다. 기성용이 TV에 나가서 강하게 이야기 한 것도 맞다. 일본은 정말 축구를 잘한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정말 강한 선수들이다. 그것이 승패를 가를 수 있었던 차이다”라고 승리의 비결을 밝혔다.

또한 한국 축구의 나아가야 할 방안도 제시했다. “세계 축구의 흐름이 어떻게 가느냐 거기서 한국은 어떤 전술을 사용하는 게 가장 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최근 스페인의 대세라고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스페인 선수들이 아니다. 한국팀의 색깔을 찾아서 이길 수 있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술을 찾는 게 중요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어떠한 새로운 전술이 나올지 유심히 봐야 할 것이다. 어떤 전술이 한국 선수들에 맞을지 특성을 잘 파악해서 발전시키고 이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3년 6개월 동안 올림픽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달려왔다. 이제 목표는 끝이 났고 새로운 나의 인생으로 돌아간다. 자연인으로 다시 돌아가서 나의 생활을 가져야 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확실히 정해지지는 않았다. 그 동안의 에너지와 경험, 지식이 지금은 다 소진된 상태다. 앞으로 재충전하고 머리에 새로운 것을 채워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휴식을 취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재충전이 되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되면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해야 할지 고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 올림픽 마친 소감은?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 원하는 성과를 이뤘다. 우리만 잘해서 이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론과 미디어도 팀의 중요한 한 부분이었다. 여러분들의 역할을 충실히 잘 해줬고 긍정적인 부분을 보여주셨다. 잘못된 것 지적해주셔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런 부분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선수들은 팀으로 돌아갔다. 그 선수들과 길게는 3년 짧게는 몇 달을 함께 보냈다. 그 선수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에 대해 감독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 동메달의 원동력을 꼽는다면?

선수들의 역할도 있었지만 주위 모든 분들의 역할도 있지 않았나 싶다. 어린 선수들을 응원하는 국민들의 성원이 선수들에게 잘 전달됐고, 선수들도 강한 목표의식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 감독 부임 때부터 강조했던 혼과 열정이 크게 작용했다. 그리고 세계 대회에 코치로서 나갔을 때 나갔을 때 부족했던 점을 코칭스태프들이 철저하게 분석했던 것이 첫 메달을 따는 데 힘이 된 것 같다.

- 향후 거취는?

3년 6개월 동안 올림픽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달려왔다. 이제 목표는 끝이 났고 새로운 나의 인생으로 돌아간다. 자연인으로 다시 돌아가서 나의 생활을 가져야 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확실히 정해지지는 않았다. 그 동안의 에너지와 경험, 지식이 지금은 다 소진된 상태다. 앞으로 재충전하고 머리에 새로운 것을 채워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의 역할은 끝났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잘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재단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 등 어딘가 나의 손이 필요한 곳이 있을 것이다. 그런 곳을 찾아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대학원 과정 논문이 남았는데 쉬는 기간 동안 준비를 잘 하겠다. 축구 감독으로서도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여러 경험을 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어떤 결정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지 잘 생각해보겠다.

- 박종우의 ‘독도 세레모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 런던에서 결승전이 끝나고 시상대에 올라가지 못한 것을 아주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박종우는 어느 선수보다도 우리 팀에 노력과 공헌을 했기에 동메달리스트의 충분한 자격이 있다. 행정적인 문제는 신중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

올림픽 마치고 한국에 도착했을 때 행사에 박종우가 참석하지 못했었고, 대한체육회의 결정으로 만찬회에 참석할 수 없다고 했을 때 실망감을 금할 수 없었다. 도착 다음날 박종우가 만찬회에 참석 못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처음과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화를 걸어 다음 날 만찬회에 참석하라고 말했다. 협회나 대한 체육회가 어떻게 생각하던지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 감독으로서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 올림픽을 끝으로 해외에 진출할 어린 후배들에게 조언 한다면?

도전 자체는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수들이 정확히 생각해야 할 게 과거를 통해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빅클럽이나 금전적으로 이득이 되는 곳에 가기 보다는 많은 경험을 해야 하는 시기라 본다. 운동장에서 뛸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는 곳에 간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한국축구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병역문제를 해결한 상태이기도 하다. 운동장에서 내 모습을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게 내가 선수들에게 부탁하는 바다.

- 이케다 세이고 코치가 한일전 이후 어려운 상황이라 했는데, 근황은?

일본 쪽도 진정이 된 것 같고 세이고 코치도 안정을 찾은 것 같다. 한국에 머물러 있지만 평소와 같이 흔들림 없는 상태다. 그리고 2009년부터 해왔던 건 협회의 중요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유소년팀, U-20팀, 올림픽팀에 있어 아주 중요한 매뉴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협회에서 관리를 잘 하고 세이고가 지도했던 것도 협회에서 백서의 형태로 남기려 준비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다음 세대를 성장시킬 수 잇는 방법,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중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것을 유소년 축구부터 한다면 한국축구가 세계로 나아가는데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잘 관리하고 연계성 있게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

- 3년 6개월 동안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감독 스스로 얼마나 성장했다고 생각하는가?

매 순간이 어려운 순간이었다. 한 순간도 이 상황이 쉽다고 생각한 적 없었다. 고비를 한 단계씩 넘어가야 한다는 책임감과 압박감이 있었다. 그 부분을 나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 행정스태프, 선수들 모두 위기의식을 공감하며 넘어왔다.

훌륭한 지도자는 홀로 될 수 없다 생각한다. 내가 감독이었고 모든 걸 결정했지만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 책임과 함께 권한을 줬다. 덕분에 모두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본다. 선수들과 함께 많이 성장했다고 말해도 무방할 것 같다. 선수들은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본다. 경기를 디테일 한 부분까지 준비했다. 예를 들면 킥오프부터 15분까지, 경기 10분 남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선수들 머리 속에 이식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올림픽 후 돌이켜봤을 때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초보 감독에 대한 꼬리표를 땠다기 보다 올림픽을 철저히 준비해서 잘 했다고 생각한다.

- 감독직에 대한 제의가 있었는지?

올림픽 끝난 후에 아직까지 또다시 감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다. 올림픽으로 에너지가 고갈됐고 그걸 채워야 한다는 게 중요하다. 아직은 준비되어 있지 않고 직접적으로 제의가 들어온 건 전혀 없다. 들어와도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가장 중요한 건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고 가족들과 보내지 못한 시간도 보내야 한다. 한 가정의 아버지,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야 할 것 같다.

- 영국 유학설이 떠올랐다. 구체적 계획은?

아직 결정하진 않았다. 휴식이 끝나면 새로운 경험을 해야 한다. 축구도 중요하지만 외국에서의 언어와 국제적 감각도 중요하다. 영국을 고집하는 건 아니다. 연말까지는 어떤 일도 안하고 휴식을 취할 것이다. 재충전이 되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되면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해야 할지 고민을 하겠다.

- 동메달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브라질전 2골 허용한 후에는 3/4위전을 준비한 것인가?

역시 6경기 중에 가장 아쉬운 경기가 브라질전이다. 아주 잘 준비되어 있었고 좋은 경기를 했었다. 우리 선수들에게 주늑들지 말고 플레이 하라고 했다. 초반 시작과 함께 경기를 지배했다. 선수단 모두 실질적으로 꼭 이겨서 결승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결과적으로 0-3으로 패배했는데 아쉬운 경기였다.

0-2로 밀리면서 다음 경기 준비하느냐는 시각이 있었지만 분명히 틀렸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포기했으면 김기희를 넣었을 것이다. 중간에 포기하는 건 밤늦게 까지 응원하는 국민들에게 바른 자세가 아니었다. 0-3, 0-4가 되어도 포기하지 말라 주문했다. 그리고 17명 안에서 선수들을 가동했어야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 문제를 고려했다. 구자철의 체력은 밑바닥까지 내려가 있었다. 다음 경기 대비 보다는 체력적인 상태를 고려해 다른 선수를 넣었다. 경기를 포기해서 선수 교체를 하지는 않았다.

- 최강희 감독 내년 6월 대표팀 감독직을 놓는다고 했다. 선택의 순간이 온다면?

최강희 감독님도 말씀하셨고, 나도 말씀드렸다. 지금은 월드컵 예선이 본격적로 시작됐고 중요한 경기가 남아있다. 최강희 감독님께서 잘하고 계신다. 대표팀 감독에 거론되는 게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고 최강희 감독님께 예의도 아닌 것 같다. 한다 안 한다 말씀 드릴 수 없다. 중요한 건 휴식이다.

지금 우리 선수들이 2년 뒤에 얼마나 잘 될지 말할 수 없다. 올림픽에서 잘했다고 월드컵 잘한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올림픽팀에서 배운 걸 얼마나 지켜나가는지 노력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그걸 지키지 못한다. 그걸 잊지 않고 생활한다면 앞으로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 올림픽에서 모든 것을 이뤘다고 생각하면 2년 뒤에 다른 선수로 바뀔 것이다. 만족하지 않고 계속 노력해야 월드컵에 나가는 영광이 올 것이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역시 기억에 남는 건 3/4위전 그리고 브라질전이다. 한일전은 선수 시절 많이 경험했고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한 것도 사실이다. 선수들에게 감독으로서 선수 시절에 경험한 한일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어려서부터 한일전에 대해 많이 경험해온 선수가 있었다. 실질적으로 3/4위전에서 일본 만나지 않고 다른 팀 만났으면 솔직히 쉽지 않은 경기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메달을 따야 병역을 딸 수 있다고 생각했을 텐데, 일본이 상대로 결정되면서 우리 선수들이 동메달 획득과 더불어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승부근성이 필요한 경기가 됐다. 그 부분을 선수들에게 영감을 줬다. 기성용이 TV에 나가서 강하게 이야기 한 것도 맞다. 일본은 정말 축구를 잘한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정말 강한 선수들이다. 그것이 승패를 가를 수 있었던 차이다.

- 승부사적 기질이 생긴 것 같은데 지도자로서 성장한 부분은 무엇인가?

감독이 되면서 많은 평가가 나왔다. 대표팀 감독은 결과로 모든 걸 이야기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평가하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이 팀에 대해서는 내가 가장 잘 알고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감독 자질 여부를 따지는 데는 관심 없었고, 우리 팀이 얼마나 해낼 수 있을지에 집중했다. 특별히 예선전을 거쳐서 공부가 됐던 것은 없다. 2009년부터 모든 것을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했고, 올림픽은 마지막 목표였다. 과정을 거치면서 장단점을 파악해서 올림픽에 쏟아 부었다. 좋은 과정을 거쳐 좋은 결과를 얻었다.

목표를 준비하는 우리 팀의 생각이 맞았다고 본다. 지도자 생활 하는 데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예측하고 준비하고 대비하라고 강조했다. 그게 곧 지도자로서의 철학이기도 하다. A, B, C 플랜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다른 분들은 그 전의 결과도 중요했지만 감독으로서 런던 올림픽에서 어떤 성적이 나오느냐가 중요했다. 한치의 흔들림과 오차 없이 준비했던 게 동메달의 원동력이었다.

- 올림픽 경기 중 실수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일본전에서 김기희를 들여 보낼 때 시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최선을 다하고 힘든 선수들을 도우라고 했다. 중요한 건 김기희의 포지션을 이야기 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웃음). 구자철을 뺐는데 자기가 어디 서야 할 지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김기희가 “어느 포지션에 서야 하나요?”라고 물어봤을 때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사람은 매 순간 실수를 하고 실수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기도 했지만 못 했던 경기도 있었다. 앞으로 중요한 건 과연 세계 축구의 흐름이 어떻게 가느냐 거기서 한국은 어떤 전술을 사용하는 게 가장 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최근 스페인의 대세라고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스페인 선수들이 아니다. 한국팀의 색깔을 찾아서 이길 수 있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술을 찾는 게 중요하다. 올림픽에서 강조한 건 조직적인 부분이었다. 얼마나 컴팩트하게 서서 상대를 잘 못하게 만드느냐, 우리가 어떻게 잘 할 수 있느냐를 선수들과 이야기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어떠한 새로운 전술이 나오질 유심히 봐야 할 것이다. 어떤 전술이 한국 선수들에 맞을지 특성을 잘 파악해서 발전시키고 이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올림픽에선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잘 따라줬다.

- 박종우의 독도 세레모니에 대해 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서한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카디프에서 런던으로 이동하는 순간에 버스에서 박종우 시상식 불참 속식을 들었다. IOC 결정인지 아닌지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웸블리 경기장에서도 FIFA 직원이 참석하지 않는 게 좋다고 이야기를 했다. IOC에서 정치적인 논리로 이야기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나 감독으로서 박종우가 시상식에 참석 못한 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 평생 오지 않을 좋은 추억거리였다. 본인 입장에서 좋은 추억거리를 놓친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다. 우리 팀에는 일본인 코치도 있었다. 의도적으로 준비했다면 못하게 했을 것이다.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동메달 획득에 너무 기뻐서 우발적으로 벌어졌다. 당시 나는 경기장에 있지 않고 라커룸에 있었다. 나의 책임일 수도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FIFA가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 믿는다.

한국과 일본의 축구 관계는 경기 자체를 떠나서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 역시도 J리그 팀의 많은 협조를 받은 건 사실이다. 많은 선수들이 일본에서 뛰고 있고 현역시절 친구들도 많이 있다. 일본 대표팀 감독이 한국 선수들은 7월 2일에 합류하고, 일본 선수들은 7월14일에 합류하는 것에 불만을 토로할 정도로 한일 축구관계는 좋다. 공식적으로 일본에 공문을 보낸 건 신중하고 정확하게 판단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먼저 일본에 보냈어야 하는지는 모든 사람들하고 생각이 똑같다.

- A매치만 열광을 하고 K리그에 관심이 못 미치는 이유는 무엇인지? 협회와 연맹도 손발이 안 맞는 부분이 있는데?

서로 발전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별개가 아니라 축구가 발전해야 한다는 공통된 의식으로 만들어 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K리그가 얼만큼 중요하다고 지금 말하는 것도 우스운 것 같다. K리그는 한국축구의 중요한 축이다. 예를 들면 K리그에서 나오는 유소년이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서 인정을 받고 능력을 키워서 해외로 진출한다.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부분에서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K리그 선수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대표팀에서도 쉽게 쓸 수 없다. 지금 해외파도 K리그를 거쳐서 나간 선수들이다. 팬들이 월드컵이나 올림픽 성원하고 푹 빠져 있는데 글로벌한 축구가 국내적으로 더 활성화 된다면 그만큼 더 대표팀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

축구팬들이 좀 더 공헌했으면 좋겠다. 인터넷 댓글이 아니라 축구장에 직접 찾아가서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 지켜보며 공헌했으면 좋겠다. 1998년, 2002년 월드컵과 2012년 올림픽 후의 축구 열기를 잘 살리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축구 열기가 있을 때 편승해서 관중이 오겠지 라는 생각보다 구단이 팬 서비스나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팬들이 올림픽 열기로 축구에 관심 있을 때 경기장 찾아와서 안락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서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각자 서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한 이유는? 어떻게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줬고 그런 역할을 한 선수가 있었는지?

옷을 똑같이 입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 어떻게 보면 룰이다. 팀이라는 건 원칙이 있어야 한다. 그런 것 외에는 룰이 많지는 않았다. 선수들이 갈증이 나면 걸어나가도 큰 문제가 없는데 물을 먹고 다시 들어올 때는 조깅으로 와야 했다. 다음 훈련에 대한 준비를 정확하게 하라는 메시지였다. 5분이 되든 10분이 되든 물을 마시는 건 상관 안 한다. 하지만 다음 훈련할 때 물 마실 때 떠들던 분위기가 이어지면 훈련의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다. 행동을 구분하라는 말이었다. 감독으로서 훈련장 또는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100% 컨트롤하고 싶었다. 그 지역에서만큼은 존중 받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철저하게 강조했다. 밖에서는 선후배, 감독과 코치, 패밀리의 역할이지만 필드 안에서는 감독인 나의 컨트롤을 받아야 한다. 100% 복종하고 신뢰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그랬다.

올림픽에서 1경기 하고 이틀 휴식했다. 그 중 하루는 이동했다. 선수들의 피로와 긴장감을 푸는 건 다음 지역으로 이동해 한국음식을 먹는 것이었다. 긴장을 풀고 회복하고 다음 경기 준비하는데 큰 부분이었다.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신 것에 감사하다. 선수단에 정신 나간 친구들을 몇 명 아는데 실례가 되기에 여기서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겠다. 누가 미친 짓을 하는지는 알고 있다(웃음).

- 4강은 남자축구 역사상 3번 째, 3위는 최고 성적이다. 앞으로 4강 이상을 바라보자면?

우리가 올림픽에 준비하면서 2009년 U-20 월드컵을 끝내고 2012년까지 캘린더를 놓고 봤을 때 선수들이 올림픽 나가서 잘하려면 어떤 경험을 해야 하는지 막막했다. 물론 예선전 경기가 있지만 A매치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 앞두고 하루 이틀 경기해서 발전 시킨다는 것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우리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기에 많은 말이 있었다. 하지만 2012 올림픽을 위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21세 이하가 나가야 한다고 협회에 건의했다. 2010년 광저우에서 너무도 좋은 시뮬레이션을 경험했다고 본다. 이동은 없었지만 하루 경기하고 하루 쉬었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을 배웠다. 당시 병역 이야기 절대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메달을 따서 병역 혜택을 받으러 나온 대회가 아니고 2012년 올림픽을 위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병역을 생각하면 3/4위전이 의미 없는 경기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의미 없는 경기에서도 얼만큼 해낼 수 있는지 이란전을 통해 제시 했다. 그런 좋은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같은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올림픽 같은 종합대회에 잘 적응했다. 아시안게임에서 3/4위전 경험을 해보지 않았다면 한일전이 쉽지 않은 경기가 됐을 것이다.

4강에 세계대회 3번 들었는데, 4강 이상의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누구도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3/4위전 나가기 전에는 2002년의 경험을 이야기해줬다. 한국에는 3/4위전에서 3위를 해본 팀이 없었다. 여기에 대해서 선수들에게 선뜻 해답을 내놓을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3/4위전 왜 졌는지는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었다. 4강에 들었다는 만족감이 문제였다. 2002년도에 나 역시도 터키전에서 11초 만에 실수해서 골을 먹었다. 만약 3/4위전에서 일본 아니라 다른 팀이었으면 또 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일본이 상대였기 때문에 동메달은 물론이고 한일전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한 정신력이 생겼고, 잘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는 멘탈이 승리의 비결이었다. 앞으로 세계대회 4강에 간다면 어떤 상황이 온다고 누군가는 이야기 해줄 수 있다고 본다. 한국 축구는 발전하고 있고 메이저 세계 대회에서 더 높은 성적을 목표로 나갔을 때 3위를 했다는 걸 이야기 해줄 수 있다는 건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본다.

-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자신을 0점짜리 감독이라 했다. 이번엔 몇 점인가?

내 입으로는 말할 수 없는 것이고 여러분들 판단의 몫이다. 다만 올림픽에 나가기 전에 개인적으로는 메달을 따고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했지만 절대로 후회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했다. 선수 선발도 그렇고 후회를 0.1%도 남기고 싶지 않았다. 동메달을 딴 건 영광스러운 것이지만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올림픽 끝나고 한 점의 후회가 없다는 게 기쁘다.

- 마지막 한 마디?

그 동안 우리 팀과 우리 선수들을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성과는 우리만 잘해서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코치로 있을 때 아드보카트 감독은 언론도 우리 팀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씀하셨다. 나 역시도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고, 중요한 이론에 있어서도 여기 계신 분들이 너무 정확하게 지적해주시지 않았나 싶다. 올림픽팀 감독으로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채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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