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2002년 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전성기였고, 당시 뛰었던 선수들을 황금 세대라 불렀다. 그리고 그 황금세대의 마지막을 차두리(35)가 장식했다.
‘차미네이터’ 차두리가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을 끝으로 14년간 정들었던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이날 차두리는 전반전을 소화한 뒤 하프타임 때 공식 은퇴식을 치렀고, 팬들의 뜨거운 함성과 기립박수를 받았다.
영광스런 순간에는 항상 차두리가 있었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부터 2010년 월드컵 원정 16강 그리고 2015 아시안컵 준우승까지. 차두리는 한국 축구의 전성기를 함께 했고, 그 누구보다 그라운드를 열심히 달리며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 차두리가 14년간 정들었던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차두리의 은퇴는 한국 축구의 황금세대로 불리는 ‘2002 월드컵 세대’가 막을 내린다는 의미가 있고, 그 마지막을 차두리가 장식했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숨어 있었다.
물론 2002 세대 중에 현역으로 뛰는 선수들은 존재한다. 대표팀에서는 은퇴하지만 차두리 역시 현역으로 1년 정도 뛸 것으로 보이고, 이천수(인천), 김남일(교토), 김병지, 현영민(이상 전남) 역시도 현역에서 활약 중이다.
그러나 2015년까지도 대표팀에서 활약한 멤버는 차두리가 유일했다. 아쉬움이 남는 2002 세대의 마지막이다. 그만큼 2002 세대가 한국 축구 역사에 남긴 업적은 매우 컸고, 사실상 이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축구는 발전했다. 또한, 이때부터 한국 축구가 훌륭한 인프라를 갖추기 시작했고, 이 세대를 시작으로 선수들의 유럽 진출도 활발해지면서 세계 축구와 싸울 경쟁력을 갖췄다.
그런 2002 세대의 마지막을 차두리가 장식했다. 사실 차두리는 다른 2002 세대였던 박지성, 이영표 등과 비교했을 때 유럽 무대에서 엄청난 임팩트를 주지 못했고, 대표팀에서도 완벽한 주전이라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2006년과 2014년 월드컵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차두리는 항상 꾸준했다. 2002년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을 때부터 그 누구보다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했고, 밝은 모습으로 대표팀에 기운을 불어 넣었다. 또한, 대표팀의 영광스런 자리에는 항상 밝게 웃는 차두리가 있었다.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한국 역사상 최고의 선수였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최고의 열정을 가졌던 선수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항상 후배들의 모범이 됐던 선수, 팬들에게 기쁨을 줬던 선수는 역시 차두리였다.
긍정의 힘을 보여준 차두리. 그가 영광스런 2002 황금세대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rain7@interfoot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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