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 축구 선수로 산다는 것이 그동안 외로웠다.” 여자 월드컵 대표팀의 공격수 전가을의 이 한 마디가 밝은 분위기의 출정식을 단 한 번에 바꿨고, 깊은 감동을 줬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월드컵 대표팀은 18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올레 스퀘어에서 ‘2015 FIFA 캐나다 여자 월드컵 출정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윤덕여 감독을 비롯한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참석했고,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등 축구계 인사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밝은 분위기였다. 부상을 당해 월드컵을 함께 하지 못한 여민지를 제외한 22명의 선수들은 처음 경험해 본 성대한 출정식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고, 재치 넘치는 대답으로 함께 자리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했다.

그러나 이 분위기가 단 한 번에 바뀌었다. 월드컵과 출정식에 대한 소감을 전하던 전가을이 갑자기 눈물을 보였고, 전가을의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전가을은 “대한민국 여자 축구 선수로 산다는 것이 그동안 외로웠다. 지금까지 정말 많이 노력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각자 어떻게 할지 잘 알고 있다. 이 눈물이 헛되지 않게 감동적인 경기를 펼치겠다”며 눈물의 소감을 밝혔다.

눈물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다. 그동안 여자 축구를 외면했던 현실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고, 반대로 이번 출정식에 대한 고마움도 있었다. 또한, 월드컵을 함께 하지 못하게 된 ‘후배’ 여민지에 대한 아픔도 있었다.

이에 대해 전가을은 “이렇게 성대한 출정식을 해줘 감동을 받은 것 같다. 감정적으로 울컥했던 것 같다.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부상도 있어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이겨낼 것이고, 상대도 우리와 같은 여자 선수다.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대한민국 여자들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여민지에 대해서는 “어떤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마음이 너무 아팠고, 이렇게 좋은 출정식에 함께 할 수 없어 속이 상했다. 민지를 위해 우리 선수들이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고, 멋진 세리모니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rain7@interfoot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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