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K리그의 개막이 잠정 연기됐다. 겨울 내내 K리그의 개막을 기다렸던 축구 팬들에게는 아쉬운 소식. 그래서 축구 전문 매체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K리그가 개막하는 그날까지, ‘보고싶다 K리그’라는 기획 기사 시리즈를 축구 팬들에게 전달한다. 특집 기사, 인터뷰 등 다양한 방식으로 K리그 팬들의 갈증을 해소할 예정이니 기대하시라! 포털 사이트 댓글로 취재를 원하는 팀 또는 소재가 있다면 언제든 환영이다. [편집자주]       

다시 올라오기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다. 2017년 2번째 강등을 경험하면서 광주는 더 단단해졌고, 더 강해졌다.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과 승격의 기쁨을 뒤로 하고 이제 잔류를 위해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하지만 광주가 K리그1 판도를 주도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광주는 주축 선수들이 대거 잔류를 택했다.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왕 펠리페를 비롯해 윌리안, 아슐마토프 모두 팀에 남았고 여름, 이한도, 이으뜸과 같은 팀의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들도 함께한다. 엄원상, 임민혁, 김정환 등 젊고 능력 있는 선수들 역시 K리그1을 누빌 준비를 마쳤다.

핵심 자원들이 이탈이 적다는 점은 여러모로 승격팀에 큰 강점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2018시즌 박진섭 감독이 부임했을 때부터 함께했다. 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했으니 누구보다 박진섭 감독의 축구를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또 호흡을 맞춰온 시간이 있으니 조직력은 말할 것도 없다.

여기에 K리그1 무대 경험이 거의 없는 기존의 선수단에 경험이 더해졌다.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김창수와 지난 시즌 K리그1 29경기 출전한 베테랑 공격수 김효기를 자유 계약으로 영입했다. 전력을 유지하면서 알짜배기 자원을 채워 넣었으니 K리그1 잔류라는 목표를 넘어 ‘승격팀의 돌풍’을 기대해볼 수 있다.

# 패기의 공격+경험의 수비, 광주는 준비됐다

지난 시즌 K리그2 17골을 기록한 펠리페는 올해도 핵심 득점원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제공권은 물론이고 큰 키에 어울리지 않는 유연한 발 기술을 보유했다. 광주를 상대할 팀들의 경계 대상 1순위로 거론될 것이다. 하지만 펠리페가 공격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광주의 승격은 펠리페가 혼자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광주에는 어리고 재능 있는 공격 자원들이 즐비하다. 2018시즌 합류한 임민혁, 김정환, 두현석을 비롯해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의 주역 엄원상까지. 이들은 주로 펠리페를 지원 사격하는 2선 미드필더로 출전해 공격에 활기를 더했다. 네 명 모두 지난 시즌 K리그2 20경기 가량 출전하며 광주의 주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광주가 승격을 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원동력으로 단단한 수비를 꼽을 수 있다. 지난 시즌 36경기 31실점. 최소 실점팀 광주는 K리그2 팀 중 유일하게 경기당 평균 실점이 1점을 넘지 않았다. 지난 시즌 K리그1 12팀을 둘러봐도 경기당 평균 1점 미만의 실점율을 보유한 팀은 전북과 대구뿐이다.  

올시즌 광주는 4백을 플랜A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윤평국이 골문을 지키고 이으뜸, 이한도, 아슐마토프와 함께 새로 합류한 베테랑 수비수 김창수가 오른쪽 수비를 꿰찰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력이 최우선인 수비가 지난 시즌과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약체인 광주에 장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저세상 포메이션 시즌2가 온다! 올시즌 박진섭 감독의 ‘비장의 무기’는?

박진섭 감독은 지난 시즌 2가지 이슈로 큰 화제가 됐다. 첫 번째는 박진섭 감독이 시즌 초반 내걸었던 '패배하기 전까지 겨울 정장을 벗지 않겠다'는 공약이었다. 당시 광주가 19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는 바람에 무더운 7월 말까지 두꺼운 정장을 입어야 했다.

또 다른 화제는 저세상 포메이션이었다. 박진섭 감독은 종종 2-2-4-2, 3-3-3-1 등 파격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단순한 눈속임이 아닌 실제 경기에 적용했던 포메이션이었고 이런 전술들의 핵심은 기민하고 조직적인 움직임을 통해 변화를 가져가는 선수들이었다. 

광주의 여름과 엄원상은 박진섭 감독의 저세상 포메이션을 처음 접했을 때는 “이게 될까?”라며 반신반의했다고 언급했다(보고싶다 K리그⑧,⑭편 참고).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준비했던 전술이 실제 경기에서 통하는 것을 보면서 박진섭 감독에게 더 강한 신뢰가 생겼다고 밝혔다.

광주는 최강자가 아닌 도전자의 입장에서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박진섭 감독은 전력이 앞서는 팀들을 상대로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을 가능성이 크다. 정확한 시기가 언제일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박진섭표 저세상 포메이션이 K리그1에 신선한 충격을 몰고 올 것이다.

글=오종헌 기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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