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풋볼] 축구 선수를 시작해 프로로 가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는 말을 한다. 그만큼 축구 선수로 성공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말이고, 많은 축구 선수들이 도중에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은퇴 이후 지도자, 에이전트 등으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축구인' 방상호가 평범하지만 그래서 특별한 축구 이야기를 전한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편집자주]
수원 삼성을 이끌었던 이임생 감독이 떠났다. 수원은 15일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FA컵 16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승리를 따내며 8강에 진출했지만 이임생 감독은 다음 날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이유는 성적 부진이었다. 이임생 감독은 지난 2018년 12월 수원의 지휘봉을 잡으며 많은 기대를 받았고, 2019시즌 초반 ‘노빠꾸 축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리그에서 성적은 계속 내려갔고, 8위로 마무리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희망은 발견했다. 이임생 감독은 지난 시즌 수원을 FA컵 우승으로 이끌며 2020시즌에도 지휘봉을 계속 잡았고, 모기업의 지원이 끊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도 리그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고, 결국 구단에 사임 의사를 전달하며 결별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나왔다. 수원은 이임생 감독의 사임을 발표하면서 과도한 느낌표를 사용하며 무례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임생 감독에 대한 지원도 부족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이임생 감독이 자진사퇴했다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경질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수원을 향한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 K리그 감독들의 짧은 수명, 프런트도 반성해야 한다
이임생 감독이 팀을 떠나는 것을 보면서 K리그 감독들의 수명이 참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면적으로는 팀 성적 부진으로 인한 사퇴지만 외압적인 요소도 분명 작용했다는 생각이고, 개인적으로 이임생 감독의 사퇴는 아쉬웠다. 당연히 성적으로 보면 아쉬운 결과를 냈지만 팀에서 얼마나 많은 지원을 해줬는지는 미지수다. 지원도 없으면서 감독만 사퇴시킨다면 K리그의 발전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팬들 또한 먼저 감독 경질을 이야기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구단의 지원 없이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좋은 성적을 위해서는 좋은 선수가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호흡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긴 하지만 최소한 감독의 계약기간은 채워져야 한다. 현재 K리그는 감독이 사퇴하고, 새로운 감독이 오게 되면 코칭스태프 전원 물갈이 되는 시스템이다.
계속 제자리다. 발전은 없다. 성적이 부진하면 감독을 경질시키고, 또 새로운 팀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전은 없고, 책임은 오직 감독만이 진다. K리그 프런트는 반성의 기회를 가져야한다. 감독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지원을 해주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감시대상으로 코칭스태프를 지켜보면 안 된다.
프로구단에는 여려 분야들이 있다. 그중 스카우트에 해당되는 직업도 쉽지 않다고 한다.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압박감이 있다고 한다. 한 팀은 올해 새로운 사장과 구단주가 취임하면서 스카우트 및 유소년 감독이 전원 교체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결국 이 말은 자기가 원하는 사람으로 채운다는 것이다. 학연지연이 없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결국 아직까지도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축구팬들의 시선은 프로구단에 향해있다. 필자도 축구인으로 일을 할 때 주변의 있는 사람을 찾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높은 곳에서 능력이 있고 새로운 도전의 사람들을 채용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대한민국 프로리그는 아시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동. 중국. 일본보다는 재정적으로 많이 뒤쳐지긴 했지만 적은 돈으로 알차게 움직이고 있다.
아시아에 맹주인 대한민국은 언제까지 이 자리를 지킬 수 없을 것이다. 결국 프로리그가 발전해야 대한민국 축구는 맹주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글=방상호(지스포츠에이전시 대표)
사진=수원 삼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