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 두 슈퍼스타의 속도 넘치는 역습과 중원 장악을 통해 PSG가 맨유를 잡아냈고, 복수에 성공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맨유가 자멸한 경기였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3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H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며 승점 9점으로 2위에 안착했다.
혼돈의 H조다. 맨유, PSG, 라이프치히가 모두 승점 9점으로 16강 진출 가능성을 남겨 놓고 있는 상황에서 6차전에서 16강 티켓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아무래도 PSG의 상대가 최약체인 이스탄 바샥셰히르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가장 높아졌고, 맨유도 무승부만 거두면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매치 포인트] 속도vs속도, 중원vs중원...치열한 전략 싸움

16강 진출을 위해 양 팀 모두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치열한 전략 싸움을 펼쳐졌다. 먼저 홈팀 맨유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안정적인 수비를 구축한 후 날카로운 역습을 전개해 PSG를 다시 한 번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수비력이 좋은 프레드와 맥토미니를 중원에 배치해 PSG와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었고, 속도와 득점력을 모두 갖춘 마르시알, 카바니, 래쉬포드를 전방에 배치해 PSG의 뒤 공간을 노렸다. 특히 PSG 출신의 카바니, PSG 킬러로 불리는 래쉬포드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고, 공격형 미드필더 브루노의 창의성도 중요했다.
반면 PSG는 4-3-3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중원을 상당히 강하게 구축했다. 파레데스, 다닐루, 베라티를 중원에 배치해 점유율을 높이는데 중점을 뒀고, 공격진에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갖춘 음바페, 켄, 네이마르를 투입해 맨유의 느린 수비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매과이어의 뒤 공간을 켄과 네이마르가 노리고, 음바페는 자유롭게 움직이며 찬스를 만드는데 집중했다.
[매치 분석①] 속도감 넘치는 침투, 노림수가 통했던 맨유와 PSG

두 팀의 공격 작업은 확실했다. 먼저 PSG는 음바페, 켄, 네이마르가 활발한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맨유의 수비를 공략했고, 중원에서 상대의 공격을 끊어내면 원투 패스를 통해 간결하게 침투하며 찬스를 만들었다. 결국 PSG의 이 노림수가 통했다. 전반 6분 네이마르와 패스를 주고받은 음바페가 빠른 침투 후 슈팅을 한 것이 수비 맞고 흘렀고, 순식간에 뒤 공간을 파고들은 네이마르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음바페의 침투, 네이마르의 골 결정력이 빛을 발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맨유도 가만히 앉아 당하지는 않았다. 중원에서 프레드와 맥토미니가 왕성한 활동량을 가져가며 압박을 시도했고, PSG의 중원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에 전반 중반부터는 맨유가 볼 점유율을 높이며 조금씩 주도권을 회복했고, 브루노가 공을 잡는 횟수도 점점 늘어났다. 여기에 카바니가 전방에서 많이 움직여주며 공간을 만들었고, 마르시알과 래쉬포드가 이 공간을 파골드며 찬스를 만들었다.
결국 맨유의 노림수도 통했다. 전반 32분 중원에서 공간을 만든 마르시알이 박스 바깥에서 슈팅을 시도한 것이 나바스가 빠르게 쳐냈고, 이후 측면에서 연결된 볼을 래쉬포드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 슈팅이 상대 수비를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매치 분석②] 마르시알의 헛방+프레드 퇴장, 자멸한 맨유

전체적인 경기는 맨유가 잘 풀었다. 그러나 후반 초반 결정적인 두 번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후반 4분 맨유가 역습 상황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래쉬포드와 카바니가 패스를 주고받으며 전진했고, 완벽한 상황에서 래쉬포드가 패스를 연결했다. 그러나 마르시알이 텅빈 골문에서 슈팅을 허공으로 날리며 찬스를 놓쳤다.
이번에는 복수심에 불타던 카바니가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11분 마르시알의 침투패스를 받은 카바니가 골키퍼 나온 것을 보고 로빙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이후 마르시알의 슈팅은 수비벽에 막혔다. 카바니의 슈팅은 인상적이었지만 이어진 마르시알의 슈팅은 침착성이 부족했다.
위기를 넘긴 PSG는 공격 강화가 아닌 계속해서 중원 강화를 선택했다. 아무래도 맨유의 압박에 고전했기에 중원에서 압박을 풀어주고, 음바페와 네이마르에게 공을 연결해주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투헬 감독은 후반 19분 바커, 에레라를 투입하며 중원을 강화했다. 곧바로 효과가 나왔다. 후반 22분 네이마르의 감각적인 패스를 바커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데 헤아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결국 PSG가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고,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23분 코너킥 상황에서 흐른 볼이 두 번의 패스를 거쳐 마르퀴뇨스에게 연결됐고,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설상가상이었다. 에레라가 투입된 PSG의 중원은 활동량에서 맨유를 앞서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수적 우위를 이끌어냈다. 후반 24분 프레드가 에레라를 향해 거친 태클을 시도하며 카드를 받았고,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여기서 승부는 끝이 났다. 맨유는 동점골을 위해 후반 28분 포그바를 투입하며 변화를 가져갔고, 후반 33분에는 반 더 비크, 그린우드까지 투입했다. 맨유 입장에서는 동점만 성공시키면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PSG에는 ‘슈퍼스타’ 네이마르가 있었다. 수적 우위를 이용한 PSG가 쐐기골을 기록했다. 후반 추가시간 네이마르가 드리블로 상대의 압박을 벗겨내 반대편을 보고 패스를 내줬고, 하피냐가 다시 패스를 연결해 네이마르가 마무리했다.
결과적으로 맨유는 프레드의 퇴장과 두 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것이 뼈아팠고, 스스로 자멸했다. 반면, PSG는 적절하게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가며 전략적으로 접근했고,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