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현호 기자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 유벤투스)의 소극적인 수비로 인해 유벤투스가 챔피언스리그에서 허망하게 탈락했다.

유벤투스는 지난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FC포르투에 3-2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1-2로 패했던 유벤투스는 합산스코어 4-4가 됐으나 원정다득점 원칙에 따라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유벤투스는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그중 최전방 투톱으로 호날두와 알바로 모라타를 배치했다. 호날두는 0-1로 끌려가던 후반 초반에 페데리코 키에사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이후 연장전까지 120분 혈투를 벌이는 동안 슈팅 5개를 날렸으나 득점으로 연결된 슈팅은 없었다.

무득점보다 질타를 받은 장면이 있다. 호날두는 연장 후반 종료 직전에 FC포르투의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벽으로 섰다. 이 위기만 버티면 유벤투스는 8강으로 올라갈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키커 올리베이라가 슈팅을 때리자 호날두는 등을 돌렸다. 공교롭게도 올리베이라의 발을 떠난 공은 호날두 다리 사이를 통과해 유벤투스 골문으로 들어갔다.

유벤투스의 허무한 패배 원흉으로 호날두가 지목됐다. 과거 유벤투스 회장이었던 지오반니 질리는 “유벤투스의 호날두 영입은 잘못됐다. 호날두가 그동안 보여준 활약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골당 100만 유로(약 13억 원)에 달한다. 합당하지 않은 금액”이라면서 “내가 유벤투스 회장이라면 호날두를 당장 내쫓고 리빌딩을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벤투스가 3년 전에 호날두를 영입했던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원했기 때문이다. 유벤투스는 지난 25년간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반면 호날두는 개인 통산 5차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유벤투스는 30대 중반에 접어든 호날두를 영입하기 위해 1억 유로(약 1350억 원)를 지불했다. 그러나 호날두와 함께한 3시즌 동안 유벤투스는 챔피언스리그 8강, 16강, 16강에서 탈락했다.

호날두의 유벤투스와 함께 리오넬 메시의 바르셀로나도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바르셀로나는 파리 생제르망(PSG)을 넘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호날두와 메시의 16강 동반 탈락은 무려 16년 만의 일이다. 그러나 호날두를 향한 비판이 메시를 향한 비판보다 거세다.

1980년대 이탈리아 국가대표로 이름을 날렸던 안토니오 디 젠나로는 ”최근 몇 년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활약을 비교하면 호날두가 훨씬 실망스럽다. 특히 이번 FC포르투전에서 호날두 활약을 볼 수 없었다. 유벤투스는 다음 시즌을 앞두고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호날두의 거취 문제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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