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오종헌 기자 = 맨체스터 시티가 최근 ‘제로톱’ 전술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 보강은 필수다.

올 시즌 맨시티의 행보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12월 중순부터 공식전 21연승을 달성했다. 범위를 확장하면 무려 28경기 무패 행진(25승 3무). 지난 8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0-2로 패하며 연승이 끊겼지만 이후 4연승을 달리며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참가 중인 모든 대회에서 우승 가능성이 열려있다. 맨시티는 현재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위에 올라있다. 8경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2위 맨유에 승점 14점 차로 앞서 있다. 지금 같은 기세라면 우승은 따놓은 당상이다.

EPL로 끝이 아니다. 맨시티는 4월 말 토트넘 훗스퍼와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결승전을 치른다. 특히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최근 3시즌 연속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또한 맨시티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FA컵 4강에 진출한 상태다.

# 펩 과르디올라의 제로톱, 최적화된 자원들이 많다

특히 맨시티의 상승세에 큰 힘이 되고 있는 전술이 있다. 바로 ‘제로톱’이다. 제로톱은 전통적인 최전방 공격수를 두지 않는 전술이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로베르토 피르미누(리버풀) 등 공격수들이 이 역할을 맡기도 하지만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 선수들이 활용되기도 한다.

맨시티에서 ‘제로톱’ 전술의 핵심으로 기용되는 선수는 대표적으로 일카이 귄도간과 케빈 더 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다. 세 선수 모두 날카로운 킥력을 갖추고 있어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을 만들 수 있고, 문전 깊숙한 곳에 침투해 공격의 마침표를 찍을 수도 있다.

특히 귄도간은 2021년 들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리그에서만 12골 1도움으로 팀 내 득점 1위다. 또한 지난 1월부터 모든 대회를 통틀어 20경기에 출전해 12골 2도움이다. 이에 1~2월 두 달 연속 EPL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쥐었다.

더 브라위너와 실바도 제로톱에서 공격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한다. 묀헨글라드바흐와의 UCL 16강 2차전에서도 이들은 번갈아 가며 최전방을 누볐고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더 브라위너는 환상적인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 그래도 스트라이커는 필요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제로톱 전술을 수행할 좋은 선수들이 맨시티에 즐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경기에서 정통 공격수를 배제하면서까지 한 시즌을 보낼 수 없다. 때로는 타깃형 스트라이커들이 최전방에서 싸워줘야 하고 골냄새를 맡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필요하다.

원래 맨시티 선수단에는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존재한다. 2011년 영입된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그 주인공이다. 아구에로는 현재까지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통산 257골을 터뜨리며 구단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PL에서만 181골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아구에로는 올 시즌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초반부터 결장했고, 무릎 부상과 코로나19 감염 등으로 80일 가량 전력에서 이탈해 있었다. 2월 말부터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확실히 올 시즌은 이전만 못하다는 평이다.

제수스도 또 다른 스트라이커 자원이다. 주로 아구에로의 백업 역할을 맡고 있었다. 올 시즌 EPL 21경기(선발15, 교체6)에서 7골을 기록 중이다. 확실히 맨시티 같이 공격력이 좋은 팀에서 원톱으로 출전하고 있는 선수치고 득점이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

맨시티에는 아구에로의 전성기 시절과 맞먹을 수 있는 뛰어난 득점력의 공격수가 필요하다. 최근 연결되고 있는 엘링 홀란드(20, 도르트문트) 같은 선수가 최상의 대안이다. 홀란드는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1골을 터뜨리며 리그 득점 공동 2위다.

영국 ‘디 애슬레틱’의 맨시티 담당 기자인 샘 리도 “맨시티에는 확실한 9번이 필요하다. 현재 팀에 한 부분이 없어도 잘하고 있다. 하지만 그 하나가 채워지더라도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홀란드가 이 팀의 마무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상상해보라”고 주장했다.

맨시티가 올 시즌 정말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리그를 포함해 여러 대회에서 우승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역대급 시즌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2011-12시즌 리그 최종전에서 퀸즈파크레인저스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린 아구에로의 존재로 인해 EPL 출범 후 첫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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