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윤효용 기자 =축구는 ‘골’을 넣은 스포츠다. 한 경기를 아무리 잘 치러도 골이 없으면 그저 ‘잘 싸운 패배’로 밖에 기억되지 않는다. 축구 시청자, 관중들 입장에서도 골이 없으면 그 경기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골이 터지는 순간 양 팀 벤치가 분주해질 뿐더러 선수들의 경기장 안에서 긴장감, 감정도 크게 달라진다. 골이 축구의 꽃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스트라이커는 바로 골을 위한 포지션이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가장 중요한 자리이자 팀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포지션이다. 타깃형, 포처 등 여러가지 유형이 있지만 결국 골을 위한 자리라는 건 변함이 없다. 골을 많이 넣으면 넣을 수록 차세대 스타로 주목을 받고, 가치도 크게 올라간다.

물론 스트라이커가 득점만을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니다. 공 없는 스트라이커들의 움직임만 지켜본다면, 이들은 꽤 많은 곳에서 발견된다. 연계, 침투, 헤딩, 마무리 등 대부분의 핵심 능력을 갖춰야 하는 포지션이다. 그만큼 소화하기 어렵고, 높은 축구 지능이 요구되는 자리다.

전술이 크게 발달한 현대 축구에서도 스트라이커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았다. 아직도 팀들은 새로운 스트라이커를 구하는데 혈안이 돼있다. 마치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찾는 것과 같다.

현재 축구 시장에서는 좋은 공격수 찾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를 주름잡았던 공격수들이 여전히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면 어린 선수들의 성장세는 생각보다 더디다보니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

#유럽 4대 리그 중 3개 리그 득점왕은 죄다 30대

예시는 분명하게 나와있다. 흔히 유럽 4대 리그라고 불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만 봐도 잉글랜드를 제외한 3개 리그에서 득점왕은 모두 30대다.

먼저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여전히 ‘메날두’ 시대다. 메시는 이번 시즌 불안한 출발에도 불구하고 30골을 넣으며 자신의 8번째 피치치(스페인어로 득점왕)를 차지했다. 2017년부터 무려 5년 연속 수상이기도 하다. 메시는 스트라이커로 보기 어렵다고? 득점 2위도 카림 벤제마(33, 레알 마드리드)다. 이탈리아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는 2018년 유벤투스로 이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골)가 득점왕을 차지했다.

독일은 더 심하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는 이번 시즌 무려 41골을 꽂아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게르트 뮐러가 1971-72 시즌 달성했던 단일 시즌 최다골(40골)을 넘어 새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바이에른 뮌헨 독주 리그라고 해서 달성하기 쉬운 기록이 아니다. 레반도프스키의 능력 자체가 뮌헨의 독주를 더 강하게 했다는 말이 맞다.

잉글랜드는 유일하게 4대 리그 중 20대 공격수가 득점왕을 차지했다. 바로 토트넘의 해리 케인이다. 케인은 이번 시즌 23골 14도움으로 득점왕-도움왕을 동시 석권했다.

#다음 시즌, 신성들의 성장이 필요한 순간

축구의 미래를 이끌 선수들은 분명 자라나고 있다. 도르트문트의 엘링 홀란드(20), 파리 생제르맹의 킬리안 음바페(22)다. 두 선수 모두 ‘메날두’를 대체할 선수들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아직 부족하다. 조금 더 확실한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둘다 득점력은 좋다. 홀란드는 리그 28경기에 나서 27골을 넣었고, 음바페 역시 프랑스 리그 31경기에 나서 27골을 넣었다. 그러나 음바페가 뛰는 프랑스 리그는 다소 경쟁력이 떨어지는 리그이고, 홀란드 역시 조금 더 꾸준한 득점력이 필요하다. 또 어린 나이부터 ‘게임 체인저’로 여겨졌던 메시, 호날두의 아성을 넘보기 위해서는 득점을 떠나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

이 둘을 제외하면 크게 주목되는 선수들도 없다. 과거에는 메날두를 제외하고, 카바니, 벤제마, 루니, 레반도프스키, 라다멜 팔카오 등 각 리그, 팀마다 대표하는 선수들이 한 명씩은 있었지만 현재 이들만큼 확실한 플레이를 가진 선수를 찾아볼 수 없다. 물론 루카쿠, 케인, 안드레 실바 등 이제 전성기에 접어드는 선수들을 꼽을 수 있지만 케인을 제외하고는 이전 세대 스트라이커들보다는 아직 보여준 게 적다.

축구계는 이제 신선한 바람이 필요하다. 카바니, 즐라탄, 호날두 등 과거의 스타들이 활약을 보여줄 경우 ‘클래스는 여전하다’, ‘역시 대단하다’ 등의 칭찬은 얻을 수 있지만 신선하진 않다. 팬들을 더욱 열광시키고, 어린 팬들을 매료시킬 확실한 선수들이 필요하다. 다음 시즌 득점 랭킹 최상단에는 ‘20대’ 선수들이 차지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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