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한국 축구의 현재손흥민이 튜터를 자처한 2002년생 공격수가 있다. 바로 한국 축구의 미래정상빈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FIFA 랭킹 39)9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에서 스리랑카(204)5-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5경기 무패(41)와 함께 승점 13점을 기록하며 H1위를 지켰고, 사실상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 ‘데뷔전1과감한 돌파정상빈, 돌풍 예고한 ‘K-음바페

이번 스리랑카전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2골을 넣은 김신욱이 아닌 정상빈이었다. 흡사 정상빈의 쇼케이스 같은 경기였다. 벤투 감독은 후반 26분 강상우, 정상빈을 투입하며 A매치 데뷔 기회를 부여했다. 정상빈이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했다. 후반 32분 문전에서 흘러나온 볼을 이동경이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갔고, 문전에 있던 정상빈이 방향만 바꾸는 슈팅으로 득점을 만들었다.

'K-음바페' 정상빈의 돌풍을 예고한 경기였다. 2002년생의 특급 유망주 정상빈은 K리그1 수원 삼성 소속으로 이번 시즌 41도움을 기록하며 'K-음바페'라는 별명을 얻었고, 이번 경기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특히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성공시켰고, 이후에는 과감한 돌파로 찬스를 만들기까지 했다.

벤투 감독도 "정상빈 같은 경우에는 차분한 마음으로 이 선수의 활약을 지켜봐야 한다. 첫 소집이고, 첫 경기다. 이제 첫 걸음을 뗀 선수이기 때문에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고, 계속 지켜보고 싶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기 후 정상빈은 경기를 뛰게 해준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대표팀에 처음 왔기 때문에 어색함이 있었는데 형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덕분에 골도 넣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상빈은 경기에 투입될 때 경기에 집중하고 있어서 박수소리를 크게 듣지는 못했다. A매치 데뷔전을 뛴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솔직히 골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운이 좋았다. 최연소 득점 8위라는 말을 들었는데 어리둥절하다. 이동경형이 슈팅을 때렸는데 운좋게 저한테 왔고, 방향만 돌린다는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 월드컵 출전을 노리는 정상빈, ‘튜터자처한 손흥민

최고의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정상빈의 다음 목표는 월드컵 출전이었다. 정상빈은 데뷔골 넣고 형들이 축하를 많이 해주셨다. 경기 끝나고도 축하를 받았다. 제 역할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 있었다. 이제 월드컵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싶다. 가장 큰 목표다고 전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출전을 목표로 하는 정상빈이 계속 대표팀에 발탁되기 위해서는 더 큰 성장은 필수다. 특히 소속팀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대표팀 레벨에 맞는 선수가 돼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빈은 손흥민을 롤 모델로 삼았다. 포지션, 축구 스타일 모두 정상빈은 손흥민과 닮았다. 폭발적인 스피드, 과감한 침투, 파괴력 넘치는 슈팅 등 손흥민의 어린 시절과 비슷한 모습이고, 특히 K리그에서 이런 장점을 살려 이번 시즌 주전으로 도약해 4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미완성이다. 이에 롤 모델손흥민이 정상빈의 튜터를 자처했다. 이번 소집기간 손흥민은 아직은 대표팀이 어색한 정상빈에게 자주 다가가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 등 많은 것을 전수했다. 마치 과거 박지성이 손흥민에게 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튜터가 됐다.

이에 대해 정상빈은 첫 경기 엔트리에 들지 않았을 때 크게 실망하지 말라고 이야기 했다. 나중에는 골도 넣고, 기회를 받을 것이라 이야기를 해줬다. 평소에 훈련 자세 등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며 고마움을 표현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손흥민은 정상빈에 대해 대한민국의 미래다. 좋은 선수들과 좋은 경험을 쌓는 게 뿌듯하다. 매일 발전하는 게 보이고, 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선배로서의 몫이다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특히 스리랑카전을 마친 후 특별한 장면이 연출됐다. 모처럼 휴식을 취한 손흥민은 경기가 종료된 후 A매치 데뷔골을 성공시킨 정상빈에게 다가가 손을 맞잡았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예전 손흥민이 대표팀 경기를 치른 후 박지성이 다가가 격려를 받았던 것처럼 역사에 남을 장면이었고,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가 사진 한 장에 담겼다.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