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풋볼] 윤효용 기자 =김학범 감독이 이번 도쿄올림픽 메달 의지를 선수 선발에서부터 강하게 드러냈다. 예상을 깨는 2차 소집 명단을 발표했고 이로써 와일드카드에 대한 윤곽도 조금 더 확실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KFA)는 16일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 6월 2차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총 23명이 선발됐고 오는 22일부터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조직력을 다진다.
2차 소집 명단에는 정우영(SC프라이부르크), 송민규(포항스틸러스), 김대원(강원FC), 이동준(울산현대), 엄원상(광주FC), 조영욱(FC서울)이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미드필더는 김동현(강원FC), 원두재, 이동경(이상 울산현대), 정승원(대구FC), 김진규(부산아이파크), 이강인(발렌시아CF)가 선발됐고, 강윤성(제주유나이티드), 김진야(FC서울), 이유현(전북현대), 설영우(울산현대), 이상민(서울이랜드), 정태욱, 김재우(이상 대구FC), 이지솔(대전하나시티즌)이 수비수 명단에 올랐다. 골키퍼진은 송범근(전북현대), 안준수(부산아이파크), 안찬기(수원삼성)다.
이번 명단은 발표 후부터 예상을 벗어 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공격진. 스트라이커와 2선 자원 구성이 예상을 빗나갔다. 또 한편으로는 김학범 감독의 확실한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 중 하나였다.
#올림픽의 꿈이 좌절된 오세훈과 조규성, 이승우 그리고 백승호

오세훈과 조규성은 김학범호에 꾸준히 선발됐던 선수들이다. 지난 2020년 1월 태국에서 열렸던 AFC 챔피언십에 출전해 올림픽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로서 도쿄 올림픽 진출권을 따내는데 일조했다. 두 선수는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며 올림픽 대표팀 스트라이커 자리를 위해 싸웠다.
그러나 김학범 감독을 끝내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두 선수 모두 가나와 2차례 평가전에서 출전했고 조규성은 1차전에서 수비진 두 명을 제압하고 득점까지 올렸다. 9번 위치를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은 두 선수가 유일했기 때문에 둘 중 한 명은 무조건 선발될 거라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김학범 감독은 두 선수를 모두 외면했다.
비슷한 케이스가 이승우, 백승호에게도 발생했다. 김학범 감독은 해외에서 뛰고 있는 이승우와 올 시즌 전북현대로 복귀한 백승호도 불러 테스트했다. 두 선수 모두 2선에서 뛸 수 있고 멀티플레이어인 백승호는 2선부터 3선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역시 이 둘 모두 김학범 감독의 눈에 들진 못했다. 두 선수 모두 2차 소집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둘 중 한 명은 도쿄 간다’는 예상이 깨졌다.
이 네 선수는 모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백승호, 조규성, 오세훈은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갔고 이승우는 시즌이 끝나 휴가를 떠났다. 특히 이승우와 백승호는 올림픽 꿈이 좌절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승우는 “감독님의 선택이었고, 끝까지 대표팀을 응원하겠다”는 마음을 밝혔고 백승호는 “또 다른 잊지 못할 하루다”라는 글로 속마음을 밝혔다.
#이제 눈길은 와일드카드로…황의조 와일드카드는 사실상 유력

2차 소집 명단이 발표된 뒤 황의조의 와일드카드 발탁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규성, 오세훈이 탈락하면서 현재 올림픽 대표팀 스트라이커 자원은 없다. 이동준이 원톱으로 출전 가능하지만 그저 하나의 옵션일 뿐 정석적인 선택은 아니다. 김 감독은 분명 황의조를 그 자리에 염두하고 있다.
황의조의 소속팀 보르도와 KFA가 와일드카드 여부를 놓고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프랑스 보르도 전문 매체인 ‘지롱댕4에버’는 “황의조가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수도 있다. 보르도와 KFA가 황의조의 와일드카드 발탁을 놓고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이로써 황의조의 와일드카드 발탁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앞서 황의조도 올림픽 출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당연히 (김학범 감독님이) 부르신다면 감사하게 나갈 생각이다. 한국을 위해서 뛰는 일은 감사한 일이다. 부담스러운 적은 없었다”고 말하며 와일드카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황의조 입장에서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후배들과 함께 메달에 도전하는 건 선수로서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황의조가 김학범호에 합류한다면 메달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황의조는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1 36경기에 출전해 12골 3도움을 올리며 선수 생활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 대표팀에서도 활약을 이어가 투르크메니스탄전에 두 골을 넣었다. 현 시점 경쟁자가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스트라이커. 그가 합류한다면 대표팀 전력 역시 수직상승한다.
남은 와일드카드 두 자리는 수비수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태욱의 파트너로 김민재(베이징궈안), 박지수(수원FC)가 거론되고 있다. 김민재의 차출이 불가능해질 경우 입대를 앞둔 박지수가 대신 와일드카드로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 자리는 풀백으로 포항의 강상우(28)가 유력한 후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