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윤효용 기자 =이번 여름 세계 축구계의 키워드는 바로 국가 대항전이다. 코파 아메리카, 유로 2020에 이어 올림픽으로 그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축구 리그는 바쁘게 돌아간다. 8월부터 5월 말까지 이어지는 해외 리그를 비롯해 3월부터 11월까지 열리는 국내 리그까지 팬들이 즐길 컨텐츠들을 거의 매 주말마다 생산한다. 최근에는 각종 컵 대회로 인해 주중 경기까지 많아지면서 365일 일년 내내 경기를 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매년 여름과 겨울, 잠깐의 휴식기는 있었다. 해외축구 이적시장이 열리는 6월부터 8월까지는 경기보다 이적 뉴스가 더 많은 관심을 끈다. 겨울에는 잉글랜드를 제외하고 대다수 유럽 리그가 2주간 겨울 휴식기를 가진다. 국내의 경우 겨울이 가장 긴 휴식기다.

그러나 이번 여름 축구계는 유난히 더 바쁘다. 바로 대륙별로 국가 대항전이 열렸기 때문이다. 유럽은 유로 2020, 남미는 코파 아메리카로 뜨거운 6, 7월을 보냈다. 관심을 못 받은 것도 아니다. 국가 간 대결은 클럽 팀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기도 하고 토너먼트에 돌입하면 그야말로 꼭 봐야하는 경기가 매주 펼쳐진다. 선수들은 이번 여름 휴가를 미루면서까지 경기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국가 대항전은 ‘내 나라’가 아니면 사실 보기 어렵다. 경기에 감정이 크게 투여되지도 않고 그럴 수도 없다. 그러나 이번 코파와 유로는 조금은 달랐다. 스토리가 축구 팬들의 시선을 끌었고 특히 토너먼트의 치열함은 굳이 그 팀을 응원하지 않더라도 즐기기 좋았다. 그렇다면 어떤 스토리가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을까.

#볼거리가 많았던 코파 아메리카와 유로 2020

먼저 대회가 끝난 코파부터 살펴보자. 이번 코파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축구의 신’이라고 불리는 리오넬 메시의 우승 여부였다. 프로 데뷔 후 프리메라리가 우승 10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 코파 델 레이 우승 7회 등 수많은 트로피와 함께 발롱도르 6관왕이라는 엄청난 업적을 쌓은 메시였지만 국가대표팀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15년 동안 무관이 이어졌고, 결승에서만 4번 좌절을 겪었다. 사실상 메시의 마지막 코파 무대가 유력했기에 이번 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메시는 결승전에 오르기까지 무려 4골 5도움을 기록하며 팀 에이스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마지막 상대는 바로 전 대회 우승팀 브라질. 홈 이점을 더한 브라질과 28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아르헨티나의 경기는 충분히 세계 축구팬을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결과는 아르헨티나의 우승. 전반 21분 앙헬 디 마리아의 결승골이 터져나오면서 마침내 아르헨티나가 코파 정상에 섰다. 무엇보다 메시의 첫 국가대표 트로피라는 점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외신들은 메시의 우승 소식으로 도배됐고 메시도 이례적으로 큰 기쁨을 드러내며 우승을 즐겼다. 이번 우승으로 유로 2016에서 우승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국가대표 경력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코파 아메리카가 끝난 뒤에는 유로 2020이 화제를 모았다. 코파보다 더 스토리가 많았던 대회였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심정지 사고부터 덴마크의 4강 진출, 잉글랜드의 55년 만의 우승 도전 등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여기에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던 이탈리아의 화려한 귀환까지. 유로는 ‘미니 월드컵’이라는 명성대로 높은 수준과 재미있는 경기를 보장했다.

우승은 이탈리아가 차지했다. 잉글랜드의 홈 구장이었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였고,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음에도 감독 싸움에서 이탈리아가 이겼다. 만치니 감독은 적절한 타이밍에 교체 전술을 선보였고 승부차기에서는 골키퍼 돈나룸마의 선방으로 우승컵을 들었다. 무려 53년 만에 이탈리아가 우승을 거둔 결말까지 유로는 정말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세계 축구의 눈은 이제 올림픽으로…우승 후보는?

코파, 유로라는 큰 대회를 보낸 세계 축구팬들의 눈은 이제 도쿄로 향한다. 오는 7월 말부터 치러지는 도쿄올림픽에서는 출전 팀들의 ‘유망주’들의 실력을 지켜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일본은 쿠보, 우리나라는 이강인 등 한일 유망주들의 참가도 관심을 끌었다.

가장 강한 전력으로 평가받는 팀은 바로 스페인이다. 유로 4강행을 이끈 페드리(바르셀로나), 우나이 시몬(아틀레틱 빌바오),, 미켈 오야르사발(레알 소시에다드), 다니 올모(라이프치히)를 비롯해 마르코 아센시오(레알 마드리드), 마르크 쿠쿠레야(헤타페) 등 이미 라리가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발렌이아에서 뛰는 이강인도 “이 팀은 너무 강하다”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실력뿐만 아니라 유로 무대에서도 밀리지 않은 선수들로 경험치부터 다른 팀들과는 다르다.

우리나라도 메달 사냥에 나선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황의조, 권창훈, 박지수를 와일드카드로 발탁하며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황의조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가져오면서 김학범 감독의 믿을맨으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도 후배들의 서포터 속에 9년 만에 메달을 노린다.

도쿄올림픽 남자축구는 오는 7월 25일부터 시작된다. A, B, C, D 네 개 조에 속한 16팀이 8강 진출을 다툰다. 이번 대회에서는 또 어떤 스토리가 탄생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