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광종호의 수문장이자 중심인 이창근(20, 부산)이 흔들리고 있다. 이창근이 든든하게 버텨줘야 U-20 대표팀의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U-20팀은 터키에서 열리는 2013 FIFA U-20 월드컵에 참가 중이다. 현재 U-20팀은 조별리그 2경기에서 1승 1무로 순항 중이며,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1무만 거둬도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다.

순항 중인 U-20 대표팀에도 고민이 있다. 팀의 리더이자 뒷문을 책임져주고 있는 이창근이 심상치 않다. 이창근은 지난해 AFC(아시아축구연맹) U-19 챔피언십에서 맹활약으로 8년 만의 우승을 이끌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지난해 맹활약으로 인해 이번 대회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지난 21일 쿠바와의 첫 경기에서 공중볼 처리 미숙으로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후 선방을 펼치며 2-1 승리에 기여하며 무사히 넘어간 듯 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포르투갈과의 2차전에서 쿠바전과 같은 실수를 범했다. 선제골 실점 당시 크로스 처리 할 때 타이밍을 놓쳤고, 결국 알라제의 헤딩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이창근은 심리적으로 계속 흔들린 모습을 보였고, 볼 처리 미숙으로 코너킥을 내주면서 두 번째 실점 빌미를 제공하기 까지 이르렀다. 류승우(20, 중앙대)와 김현(20, 성남)의 골이 없었더라면 패배의 책임을 다 뒤집어 씌울 수 있는 아찔했던 상황이었다.

세계무대에서는 매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그 만큼 안정된 수비가 중요하다. 이창근은 이광종호에 있어 최후의 보루다. 그가 흔들리면 앞에 있는 포백 수비라인마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수비진의 심리는 골키퍼의 활약에 달려 있다. 뒤에서 수비 위치와 라인을 조정하고, 결정적인 선방으로 부담을 덜어주는 점에서 골키퍼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이창근의 흔들림은 수비수들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가중시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욱 과감해져야 한다. 실수를 하더라도 과감하게 나설 줄 알고, 스스로 파이팅을 불어 넣어야 한다. 또한 주장 완장을 찼기에 책임감 있는 모습이 보여야 한다. 수비라인을 비롯한 동료들이 힘을 받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스스로 극복해야 더 성장할 수 있다.

한국축구는 과거 세계무대에서 자신감 부족으로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무너졌다. 최근 유럽 무대에 진출한 선수들의 증가와 월드컵, 올림픽에서 선전은 세계 무대에 당당히 맞선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창근 역시 마찬가지다. 큰 무대와 강팀들, 실수를 향한 정면돌파를 해야 팀이 살고, 자신도 산다.

이창근은 27일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에서 다시 한번 시험무대에 오른다. 나이지리아는 쿠바와의 2차전에서 3-0 승리를 거두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창근의 안정된 플레이와 결정적인 선방이 나온다면 승리에 더욱 가까워 질 수 있다. 지난 2경기에서 실수를 씻고, 지난해 아시아 정상을 이끌었던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재현 기자

사진=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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